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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가급적 제주로의 여행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도가 오늘(23일) 대(對)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여행 말리기'에 나섰습니다. 코로나19로 지역 경제 침체와 관광 산업에 미치는 타격이 극심한 상황에서, 제주도지사가 긴급 브리핑까지 열며 '제발 관광을 오지 말아달라'며 간곡히 호소한 이유, 다름 아닌 코앞으로 닥친 '황금연휴' 때문입니다.

오는 30일 부처님오신날을 시작으로 다음 달 1일 노동절과 주말을 거쳐 월요일에 휴가를 내면 5일 어린이날까지, 최장 6일에 달하는 연휴가 이어집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눈치 게임'은 이미 다 끝난 것일까요?

연휴를 앞두고 제주 지역을 비롯한 전국 각지 유명 숙소들은 이미 예약이 만실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최저가 판매를 이어가던 항공권도 높아진 수요에 가격이 서서히 원상복귀 중입니다.


지난 1월 20일, 한국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어느새 석 달째.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염증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그간 한산했던 거리가 사람들로 붐비고, 전국 각지에서 긴장도 한층 느슨해진 모양새입니다.

황금연휴 기간 제주 관광객 18만 명…"항공권·숙박 예약률 80~90% 예상"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부처님오신날을 하루 앞둔 오는 29일부터 어린이날인 다음 달 5일까지 7일간, 제주를 찾을 것으로 추정되는 관광객 수는 약 18만 명입니다.

항공권과 숙박 예약 현황 등을 토대로 조사한 이 통계를 보면,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2만 5천580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관광객 수(31만 5천여 명)와 비교하면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방문객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항공편 공급 역시 이번 연휴 동안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 조사자료를 보면 이 기간, 제주공항 국내선 도착 항공편은 모두 1천455편(정기편 1천410편, 특별기 45편)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천543편)과 비교해 겨우 88편 적은 수치입니다. 연휴 첫날과 다음날까지, 제주 노선 항공권 예매율도 80~90%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제주 상공을 날아들던 항공편 좌석 수는 하루 4만여 석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이후 2만 2천~2만 4천 석 수준으로 급감했다가, 5월 황금연휴 수요가 회복되면서 예년 수준으로 다시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길이 뚝 끊기면서 국내 여행지로 수요가 몰리고 있고, 대표적 관광지인 제주행을 마음먹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연휴 기간 여행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 주 전, 몇 개월 전부터 미리 예약하고 준비하는 것과는 달리, 코로나19 사태 속에서의 여행 계획은 '직전에 결정한다'는 특징도 눈에 띕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연휴가 다가오면 한 달 전부터 예약이 꽉 잡히기 일쑤인데, 최근에는 2~3일, 하루 전에도 결정해서 여행을 오는 이들이 있어, 현재 (항공·숙박) 예약률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등 휴양지의 주요 특급호텔 예약률도 현재 60~70%대를 보이고 있지만, 연휴 직전에 예약률이 더 올라갈 것으로 관광업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오시겠다면…" 마스크·거리유지 필수, 증상 즉시 신고

일주일 여 남은 황금연휴를 앞두고 제주 지역 보건당국은 그야말로 방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다른 지역에서의 바이러스 유입으로 인한 지역감염 확산을 우려하기 때문인데요.

제주도는 도외(島外)에서의 바이러스 유입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제주에서는 지역감염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13명 중 12명이 모두 제주도 밖에서 감염돼 제주에 온 사례로, '2차 감염'은 가족 간에 옮은 단 1명뿐인 점도 그 이유입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오늘(23일)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민께 당부드릴 말씀'이라는 이름의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우려를 재차 피력했습니다.

원 지사는 "제주공항과 항만으로 입도(제주에 오는)하는 모든 분은 국경을 넘는다는 생각으로, 불편하더라도 강화된 방역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며 "발열이나 기침 등 조금이라도 증상이 의심되면 제주에 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은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하고, 공항과 항만, 주요 관광지에서 발열 체크를 받게 됩니다. 또 실내 관광지와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쓰고,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등 지침에 따라줄 것을 안내받습니다.

원 지사는 "여행 중 예상치 못하게 발열이나 기침 등 조금이라도 미미한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즉시 신고해야 한다"며 "증상을 숨기는 경우에는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철저히 묻겠다"고 강경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제주도는 관광 비상상황실을 운영해 제주공항 입도 절차의 방역과 검사 체계를 강화하고, 숙박업소와 관광지의 주기적 방역과 종사자들의 위생관리 등 방역 지침 준수를 점검할 방침입니다. 또 박물관과 미술관 등 시설물 휴관은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추가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는 등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눈에 띄게 주춤해졌다고 하지만, 방역 당국은 오히려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하며 긴장의 고삐를 죄는 분위기입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어제(22일) "올가을과 겨울에 2차 대유행이 올 가능성이 크다"며 다른 나라처럼 임계점을 넘어 대량으로 환자가 발생해, 의료체계의 붕괴가 올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이에 맞춰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일상생활로의 완전한 전환을 의미하지 않으며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여럿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화장실을 이용한 뒤 손 씻기 등 평소에도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나와 가족을 지키고, 지역 감염 확산을 막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자세는 '나 하나쯤이야'라는 작은 방심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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