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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처럼 100년을 넘게 미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자동차 산업은 이제 그야말로 생사의 갈림길에 섰습니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빅3의 본고장인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는 벌써부터 대규모 실직사태가 현실화되면서,충격과 공포에 휩싸여있는데요. 붕괴에 직면한 미 자동차산업의 메카, 디트로이트의 표정을 정인석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중부 최북단, 미시건주의 디트로이트입니다. 입구에 들어선 집채 만한 대형 타이어 광고판, 여기에 도심 한 가운데 우뚝 솟은 제너럴모터스, GM의 본사건물은 이곳이 미국 자동차 제국의 심장부임을 말해줍니다. 하지만, 올해로 꼭 100년, 세계 시장을 호령해왔던 거대 기업 GM의 위용과 화려한 명성은 이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듭니다. 디트로이트 외곽 폰티악에 위치한 GM의 트럭 조립 공장입니다. 지명 자체가 GM의 차 브랜드가 됐을 정도로 폰티악의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생산 감축에 직원들의 감원이 잇따르면서, 공장은 활기를 잃었습니다. 지난해 한달 평균 트럭 만대를 생산하던 이 공장은 최근 생산량은 3700여대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급기야 지난달엔 직원 7백명이 한꺼번에 일시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녹취>GM 직원 : “1교대요? (네, 1교대. 지난해엔?) 작년엔 2교대였죠. 은퇴를 하거나 다른 직장으로 옮기고 많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었죠” <녹취>GM 직원 : “(떠난 사람들은 어디로 갔죠?) 쉬거나 다른 승용차 공장으로 옮겼죠. 승용차 공장은 근무가 늘었거든요. 일부는 3교대가 됐거든요.” 인근에 위치한 크라이슬러의 엔진 생산 공장입니다. 한때 한해 70만개의 엔진을 생산하던 이 공장은 최근 가동률이 25%로 줄었습니다. 직원 1400명중 지금은 250명만이 남아서 하루 하루를 버텨가고 있습니다. <녹취>온길현(전 크라이슬러 공장 기술직) : “저같은 기술자들은 아무래도 기술이 있으니까 직장잡기도 조금 수월한데, 기술 없는 사람들은 상당히 힘든 편이죠. 요즘엔 직장잡기가 참 힘드니까.”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이른바 빅3의 위기는 곧바로 부품업체들의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수입 부품들이 거쳐가는 디트로이트의 물류창고 평소같으면 벌써 자동차 공장에 가있어야할 부품들 대부분이 창고에 가득합니다. <녹취>스탠 패터슨(ATCO물류 부회장) : “(이게 어떤 부품이죠?) 온도조절 장치죠. 차량의 온도를 높고 낮게 조절하는거죠. (한국산인가요?) 한국업체가 만들었죠.” 완성차 공장의 생산 감소로 납품길이 막히면서, 창고는 이미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녹취>스탠 패터슨(ATCO물류 부회장) : “(납품까지)통상 한달쯤 보관하는데, 경기가 나빠져 계속 재고가 많아지고 있어요.” 델파이 등 미국의 유명업체들은 물론, 최근 급신장세를 보였던 우리 업체들역시 큰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위기가 수습될 때까지 과연 얼마나 버텨내느냐가 관건입니다. <녹취>한종백(코트라 디트로이트 센터장) : “기술력을 이용하고, 지금 미국 자동차 시장의 구조가 대형차위주에서 소형차로 지금 변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우리한테는 보다 좋은 기회가 올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생산 감축에 따른 상시 해고, 우려했던 미국의 대량 실직의 공포는 가장 먼저 디트로이트에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녹취>케네스 스미스(전 GM 트럭기사) : “자녀가 3명이나 돼요. (직장도 없이요?) 지금 일자리 없어요. (연금도 못 받나요?) 전혀 없어요. 35년 일했는데 아무것도 없어요. 정말 어려워요.” 미국 최고인 미시건의 실업률은 벌써 8.7%, 연말이면 마의 1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역 경제의 몰락은 미국의 10대 도시 디트로이트의 모습을 바꿔놓았습니다. 도심에서 채 5분이 떨어지지 않은, 한때 손꼽히던 고급 주택가지만, 지금은 좀처럼 인적을 찾기 힘듭니다. 모기지 사태와 대량실직이 이어지면서, 주택가는 점차 폐허로 변하고 있습니다. 주민수가 급격히 줄면서 이처럼 방치된 폐가들이 늘고있습니다. 주택압류를 알리는 법원 통지서, 그리고 전기를 끊는다는 경고문이 창문 곳곳에 나붙어있습니다. <녹취>에릭 타브론(주민) : “저기 파란 집, 그옆 노란 지붕, 그리고 길 건너 파란 집은 압류된 상태고, 여기 두 집은 빈 지 오래됐죠.” 모기지 사태에 이은 자동차 산업 위축으로 디트로이트의 집값은 미국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포드 1903년, GM 1908년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자동차 3사는 줄곧 세계 1위를 질주하며 미국의 제조업을 이끌었습니다. 연간 차량 생산 천만대, 매출 4천 백억 달러, 직접 고용 25만을 포함해 전체 고용 창출이 300만명 미국 자본주의의 자존심이자, 성장 엔진이었습니다. 이른바 빅 3의 위기는 이미 수차례 울렸던 경고음을 노사 모두 애써 외면한 데서 기인합니다. 위기에 둔감하고, 환경 변화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거대공룡의 추락은 어찌보면 이미 오래전 예고됐던 셈입니다. 고비용 저효율의 방만 경영, 여기에 시장 흐름에 뒤쳐진 대형차 위주의 낡은 생산 전략은 최악의 성적표로 나타났습니다. 올들어 20% 이상 판매가 줄어든 자동차 3사는 급기야 안방의 절반 이상을 일본과 한국 등 외국 업체에 내줬습니다. 특히 수백억 달러의 적자가 5년째 이어진 GM은 최근 현금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파산할 처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구제 금융을 위해 빅3의 경영진이 모두 의회 청문회장에 출동한 이번주 디트로이트의 관심은 온통 워싱턴으로 쏠렸습니다. <녹취>릭 왜고너(미국 GM 회장) : “실패에 직면한 이유는 사업계획이 부실하거나 직원들이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장기 전략 부재때문도 아니고 바로 지금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청문회를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착잡함을 넘어 냉소에 가깝습니다. <녹취>페니 케인(디트로이트 시민) : “가장 큰 문제는 어떤 CEO는 무려 2300만 달러를 받아왔다는거죠. 회사는 엉망인데 왜 그런 사람들에게 1년에 2300만 달러나 줘야합니까?” 구제금융도 문제지만, 관건은 이후의 회생 가능성. 근본적인 개혁 조치가 전제되지 않을 경우,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더라도 회생을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론이 우세합니다. <녹취>크리스 몬로(디트로이트 시민) : “CEO들이 오래전 이미 이런 상황이 올 줄을 예상했어야만 했죠. 하지만 그런 노력을 하지 못했던 만큼 이번에 열심히 해야겠죠.” 화려했던 명성, 그리고 콧대높았던 자존심을 버린 채 국민 혈세에 생사를 의탁한 빅3의 거대공룡들, 수백만 실직을 감수하고 파산의 길을 갈 것인가? 긴급 처방으로 한 번 더 회생의 기회를 줄 것인가? 그리고 미국판 대마 불사론은 과연 먹혀들 것인가? 전 세계가 미국의 선택을 주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