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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와세다대에서 일본 문학을 가르치는 다카하시 도시오(55) 교수가 '상실의 시대'를 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 대해 "고도자본주의가 양산해낸 보편성만을 지니고 있을 뿐 세계문학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루키는 이 대학 문학부 영화과를 졸업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아시아 문화예술인들과 지식인들이 필자로 참여하는 한국의 문예계간지 '아시아'(발행인 이대환) 통권 제6호에 기고한 '세계문학으로서의 아시아문학-<아시아>에 거는 큰 기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다카하시 교수는 "일견 세계문학으로 오인하기 쉬운 하루키의 '보편성'은 고도자본주의가 양산해낸 도시문화의 '보편성'이며, 이는 극히 한정적인 의미의 '보편성'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하루키 소설을 1998년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했던 재일동포 작가 양석일씨의 작품들과 비교해 설명하며 하루키 문학이 세계문학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나열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미국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인종.민족.종교차별 등을 통해 9.11 사건을 조명한 양석일씨의 신작 '뉴욕지하공화국'에 대한 자신의 서평을 거론하며 "사회적 편견과 차별, 힘든 삶과 빈곤, 그리고 분쟁과 전쟁을 주시하며 현재 존재하는 세계질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공생적 질서를 염원하는 것이 세계문학이라고 한다면, 이 작품은 세계문학의 정상에 육박하는 걸작이라고 해도 좋다"고 호평했다. 이어 하루키와 양석일씨의 기존 작품들을 비교 설명하며 "하루키가 상실감과 고독감, 부유감 등에서 결국 근면한 일본인들을 칭송하며 스스로의 '망명'을 끝낸 것에 반해 하루키와 같은 선택지가 없는 양석일씨는 경쾌한 도시문화 한복판에 유지되고 있는 편견과 차별, 빈곤과 힘든 삶, 분쟁과 전쟁을 다루며 일본에서 아시아로, 세계로 시야를 넓혔다"고 강조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끝으로 "차별과 분단과 분쟁을 현대 세계의 보편성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주체의 발견이야말로, 현대사상에도 주목할 만한 것이며 또한 세계문학에서도 주목할 만한 것임에 틀림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