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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거 개표방송은 각 방송사의 기획력과 첨단 기술력의 집합소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방송의 꽃으로도 불립니다.

KBS 역시 지난8개월간 치밀한 준비 과정을 거쳐왔는데요.

개표가 끝나는 시간까지 유권자 여러분들과 함께 합니다.

이윤희기자입니다.

[리포트]

민주당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 롬니 후보가 맞붙은 지난 2012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 당일, 뉴욕 시민들의 눈은 이 도시의 상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쏠렸습니다.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빌딩은 두 가지 색깔로 빛났습니다.

롬니 후보를 뜻하는 빨간색 조명, 오바마 대통령을 뜻하는 파란색 조명.

개표 결과에 따라 조명의 높낮이가 오르락 내리락하며 양쪽의 지지율을 보여주면서 수많은 뉴요커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거대한 빌딩 한 채를 선거 전광판으로 사용한다는 이 아이디어는 방송사 CNN의 작품이었습니다.

지금까지도 미국 개표방송 사상 가장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평가받습니다.

아시다시피 선거 개표방송은 방송사들마다 사활을 걸고 치르는 건곤일척의 한판 승붑니다.

선거판에서 치열한 표싸움이 진행되는 동안 방송사들 사이에선 치열한 개표방송 준비 경쟁이 벌어집니다.

자사의 모든 역량과 기술을 총동원해 판세를 정확히 예측·분석하고 그 결과를 빠르면서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고도의 작업이기에, 개표 방송을 가리켜 '방송의 꽃'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오늘 4.15 총선에서도 국내 각 방송사들, 저마다 비장의 무기를 내세워 유권자들 시선 잡기에 나섭니다.

어제 예고해드린 KBS 개표방송엔 제작진 3백여 명이 투입돼 8개월 간의 준비 과정을 거쳤습니다.

개표 방송 사상 최초로 국회 본회의장과 잔디밭 전체를 무대 삼아 초대형 세트를 등장시켰습니다.

증강 현실, 즉 AR 드론이 한강과 국회의사당을 넘나들며 거대한 데이터쇼를 선보입니다.

이번 총선은 선거법 개정으로 개표 결과 분석이 한층 복잡하게 됐죠,

그래서 준비한 게 바로 너비 24미터의 대형 LED월인데요,

전국의 개표 현황 등 복잡다단한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워낙 판 자체가 커 설치 장소 고르는 것부터가 만만치 않았다고 하는데, 결국 '뮤직뱅크' 녹화가 이뤄지는 스튜디오가 무대로 낙점됐습니다.

특히, 이번 KBS 개표방송 작업은 ‘점(點)'이 아닌 ‘선(線)' 선거 방송이라는 다소 독특한 개념 아래 진행돼 왔습니다.

그러니까 선거 당일 화룡점정식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선거 한참 전부터 방송해 온 토크쇼 '정치합시다'를 통해 총선에 대한 예측을 지속적으로 다시말해 선을 이어가듯 축적하잔 것이죠,

관련 코너인 '민심포차'는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컨셉 일종의 먹방 형식으로 꾸며졌는데, 시청자들 사이에선 '음식 먹는게 거슬린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그래서 더 '좋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합니다.

코너마다 안방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얼굴들이 등장해 유권자들과 꾸준한 소통을 시도했습니다.

다만 정규 편성 프로그램이 아니다 보니 패널들 사이에서 '시간표가 없는 노선버스' 탄 것 같다는 볼멘 소리도 나왔다고 하네요.

어쨌거나 지난 6개월간 총선 민심을 추적해온 토크쇼 '정치합시다' 패널들의 생생한 해석과 전망도 이번 개표방송 볼 거리 중 하납니다.

[유시민/노무현 재단 이사장 : "시민들 목소리도 많이 들어봤고요. 여론조사도 꾸준히 해가지고 민심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려고 노력을 했어요."]

[박형준/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 : "아무래도 선거에서 일어난 일들 이런 것들을 다른 분들보다는 많이 알지 않겠습니까?"]

개표 결과를 보기 위해 꼭 TV 앞에만 계실 필요는 없습니다.

유튜브.페이스북 등을 통한 모바일 개표 방송도 8시간 동안 별도로 진행됩니다.

[최원정/KBS 아나운서 : "투표 인증샷을 카카오 톡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개표방송 준비과정에서 만난 코로나19는 예상치 못한 복병이었습니다.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투표송 컨테스트, 대학교 댄스동아리 등 단체 안무 영상 받아서 예선과 본선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탓에 모임 자체가 어려워져 '투표송 엣 홈' 으로 바꿔 치렀습니다.

이렇게 각자 집에서 부른 투표송을 SNS로 보냈는데요,

연예인 못지 않은 끼를 뽐낸 참여자들이 적지 않았단 후문입니다.

이번 코로나19는 방송사들 출구 조사 발표 시각까지 바꿔놨습니다.

당초 예정된 저녁 6시 정각에서 15분 미뤄졌습니다.

오후 6시 이후 투표하는 자가격리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구 조사 결과는 오후 6시 15분 공표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개표 방송, 이번 총선에서는 꽤나 길어질 전망입니다.

지역구 당선자의 윤곽은 오늘 밤 10시 이후 , 비례 후보들은 내일 오후에 당선자가 가려질 것으로 보여 늦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을 듯 합니다.

2주 동안의 열띤 총선 유세도, 방송사들의 치열한 개표 방송 준비도 모두 끝나고 이제 선택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내 삶을 바꾸는 선택 2020 총선' 개표 방송은 오늘 오후 4시부터 개표가 끝날 때까지 KBS 1TV를 통해 방송됩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