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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뉴스9] 英 공연장 폭발 22명 사망…“자폭 테러 추정”

영국 북서부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22일 (현지시각)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현지 경찰 당국은 현재까지 22명이 숨졌고 다친 사람은 5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날 폭발 사고는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끝난 직후 관객들이 공연장을 빠져나가던 밤 10시 30분쯤(현지시각) 출입구 부근 매표소에서 일어났다. 가까스로 현장을 빠져나온 생존자들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영국 경찰은 "테러가 아니라는 분명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테러 사건으로 간주하고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의 테러 대응 전담팀과 영국 정보국이 수사에 투입됐다.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폭발 사고가 난 직후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AP)
미국 CNN은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사건이 자살폭탄 테러일 가능성이 크며 현장에서 목격된 한 남성이 용의자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영국 타블로이드 데일리 메일은 생존자 사이에서 '너트와 볼트가 사방으로 튀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못 폭탄'(nail bomb)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테러범들이 흔히 쓰는 일종의 사제폭탄인 '못 폭탄'은 못과 나사 등 파편을 잔뜩 채워 넣어 제작해 폭발 시 인명 피해를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테러로 확인되면 2005년 7월 7일 일어난 런던 지하철 테러 사건 이후 최대 테러 사건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밝혔다.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출근시간대에 벌인 당시 폭탄 테러로 52명이 사망했다.

지난 3월 런던 의사당 부근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을 비롯해 최근 영국에서 일반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을 겨냥한 테러 공격이 잇따르자 영국 정부는 테러 경보 수준을 두 번째로 높은 '심각' 단계로 유지하며 테러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일어난 이번 테러는 영국은 물론 국제 사회에도 대한 공포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무고한 사람들의 일상을 노리는 이른바 '소프트타깃' 테러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콘서트장, 클럽에서 즐기다가 또는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다가 테러로 한순간에 희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공포감은 더욱 커진다.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 밖에서 놀란 시민들이 서로 껴안고 위로하고 있다. (사진=AP)
英 '맨체스터 아레나'는 유럽 최대 실내공연장

이번에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난 '맨체스터 아레나'는 한 번에 2만 1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유럽 최대 실내 공연장 겸 체육관이다. 맨체스터 아레나는 영국 정부와 맨체스터시가 200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지난 1995년 완공했다. 비록 2000년 올림픽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맨체스터 아레나는 개장 이후 해외스타들이 자주 찾는 공연 장소로 자리 잡았다.

롤링스톤스, 마돈나, 레이디 가가 등 유명 가수·밴드가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자주 공연을 펼쳐 해마다 100만 명이 넘는 관중이 맨체스터 아레나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2만 명의 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그란데의 콘서트가 진행되던 중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했다. 사진은 그란데가 2015년 8월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공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EPA)
맨체스터 아레나에서는 2002년 영연방경기대회와 2008년 국제수영연맹 챔피언십 등 주요 스포츠 행사들도 자주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맨체스터 아레나는 입구가 맨체스터 빅토리아 전철역과 전차역과 연결돼 있어 편리한 교통도 이점으로 꼽힌다.

2015년 파리서 공연장 ,축구장 등 6곳 연쇄 테러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연장과 축구장 일상적인 공간을 노린 대표적인 사례가 2015년 프랑스에서 발생한 테러다. 당시 프랑스에선 록 밴드 공연이 펼쳐진 공연장, 파리 시내의 카페와 음식점, 관중이 들어찬 축구 경기장 등에 대한 테러 공격이 잇따랐다.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을 겨냥한 '소프트타깃'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당시 바타클랑 공연장에서만 미국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공연을 관람하던 시민 90명이 목숨을 잃는 등 130여 명이 테러에 희생됐다.

2015년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공연장 테러 현장을 경찰이 수습하고 있다. (사진=AP)
지난해 12월엔 터키 이스탄불 중심부에 있는 축구 경기장 인근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폭탄을 실은 차량이 축구장 주변에 주차한 경찰 버스를 겨냥해 돌진했다. 연이어 인근 공원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공격이 일어나 경찰 27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166명이 다쳤다.

2016년 6월엔 미국 플로리다 주의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에서 비극이 발생했다. 동성애자 클럽인 펄스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오마르 마틴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해 49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다.

2016년 6월 테러가 일어난 펄스 클럽 주변에 희생자를 추모하고 꽃다발 등이 놓여있다. (사진=AP)
콘서트장, 경기장, 클럽 등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들이라 피해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테러 단체들이 선호하는 공격 장소다. 사람들이 유흥을 즐기는 곳뿐만 아니라 음식점, 공항, 기차역, 관광지 등의 일상 공간도 '소프트타깃' 테러의 표적이 된 지 오래다.

파리 테러 이후 '소프트타깃' 공격에의 경계감이 한껏 강해졌지만, 유럽을 포함한 지구촌 곳곳에서 테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슬람 국가(IS)가 중동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의 공격으로 수세에 몰리면서 '소프트타깃' 테러는 앞으로 더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에 물든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일상 곳곳에 숨어들어 있다는 점도 공포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지구촌에서 테러의 안전지대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