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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 [뉴스9] 문화계 성추문 알파만파…“갑을 관계 탓” 문단에서 시작된 성추문 논란이 문화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남성중심적인 한국문단에서 희생된 비운의 여성작가를 다룬 김별아의 소설 '탄실'이 주목받고 있다. 소설 '미실'로 유명한 중견 여성 소설가 김별아(47)가 두 달전 새 장편소설을 냈다. 주인공은 한국 최초의 근대 여성 작가였던 김명순이다. 1896년 상인 아버지와 기생 출신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김명순은 1917년 문예지 청춘의 공모에 단편소설이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소설집 '생명과 과실'(1925년)을 펴냈고, 시, 평론, 희곡에 걸쳐 여러 장르의 작품을 남겼다. 하지만 김명순의 삶은 너무나 비극적이었다. 일례로 김명순이 유학시절 숙부가 소개해준 일본 육군사관학교 생도에게 성폭행을 당했는데, 당시 사회와 문단은 김명순을 피해자로서 보호하기는 커녕 오히려 "행실이 문란하다. 방탕한 여자" 라며 몰아세웠다. 김동인, 김기진을 비롯해 아동문학의 선구자인 방정환까지 지면을 통해 공개적으로 김명순을 공격했다. 남성 중심적인 한국문단의 따돌림과 무차별적인비난에 김명순은 영혼마저 파괴됐고 결국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김명순의 삶을 다룬 소설 '탄실'의 출판간담회(8월30일)에서 김별아는 작정한 듯 말을 쏟아냈다. "김명순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철저하게 파괴됐어요.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고 인신공격과 사적인 부분들을 건드리는 비난이었기 때문에 이런 것을 감당할 수 없었죠. 한국문단에서 김명순은 작가로서 제대로 된 평가도 받지 못하고 잊혀졌습니다" 한국에 첫 근대 여성작가가 데뷔한 지 한 세기가 지났다. 100년 전 남성 중심적, 여성 차별적이었던 한국 문단은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 김별아는 "제가 23년차 작가인데, 우리 문단에는 굉장히 남성중심적이고 폭력적인 문화들이 존재했었다"면서 "여성의 지위라는게 김명순의 시대보다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