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보다 낯선 북한 사람”, 이유가 뭘까?_스포츠에 돈을 걸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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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우리 국민이 북한 주민들에 대해 느끼는 이질감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자료는 아니지만 2012년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남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같은 민족으로서 동질감이 느껴진다'는 응답은 48.3%, '다른 체제로 인한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응답은 47.8%였습니다. 이보다 4년 전에 실시한 조사에서 '동질감' 응답은 62.5%, '이질감'은 36.4%였는데, 이질감이 든다는 답변이 늘고있는 추세를 보여주는 겁니다.

북한 주민들, 왜 이렇게 다른 존재로 느껴질까요? 여기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심리학 연구가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PC와 노트북'을 보여준 뒤, 'PC와 고양이'도 보여줍니다. 두 쌍 중 어느 쌍이 더 유사한지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PC와 노트북'이 서로 더 비슷하다고 답변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일정한 시간을 준 뒤, 한 그룹에는 'PC와 노트북'의 차이점을, 다른 그룹에는 'PC와 고양이'의 차이점을 최대한 많이 써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PC와 노트북'의 차이점을 훨씬 더 많이 써냅니다. 'PC와 고양이'의 차이점을 적어야 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써야 할지 난감해한다고 합니다. 실험의 결론은 더 유사하고 가까운 대상들 사이에서 차이점이 더 쉽게 발견되고 부각된다는 것입니다.


통일부가 올해 통일 교육주간을 맞아 공개한 온라인 강의에서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이 실험을 제시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를 통해 "우리가 북한의 달라진 말투, 습성, 문화를 보며 '우리와 정말 많이 다르겠구나'라고 느끼면서 통일이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런 차이점 하나하나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그만큼 우리와 같은 존재이고 차이가 적은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김 교수는 "통일을 생각하며 미래에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설계하는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분단된 대로 그저 살면서 분단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며 살지, 세계 모든 심리학자들이 한국인들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질감은 실제 대상과 접촉하는 경험을 통해 극복되기도 합니다. 현정화 전 탁구 국가대표 감독(현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의 강연을 통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현 감독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대회 남북 단일팀을 회상하며 "당시 남북 4명의 선수가 같이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면서 "이게 작은 통일인가라는 느낌이 들면서 선수 생활을 하며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는 울음을 그때 다 쏟았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현 감독은 또 "정말 한 번도 느껴보지 않은, 우리만 가질 수 있는, 우리나라 피가 섞여야 가질 수 있는 그런 감정을 가지고 할 수 있었다는 게 그때 저의 마음이다."라며 "통일이 되면 북쪽의 좋은 것과 우리의 좋은 것이 결합됐을 때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심정을 밝혔습니다.


김경일 교수, 현정화 감독 등 연사 7명의 통일 강의는 '통일교육주간' 홈페이지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평화와 통일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다양한 통일 관련 강연과 함께 가수 서태지, 윤도현 등이 재능 기부한 '평화 노래'와 등도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