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13일 밤부터 동해안에 차가운 북동기류가 유입되면서 설악산 등 태백산맥의 동쪽 산간 지역부터 눈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동해안에 찬 북동기류(5km 상공 -35℃)가 들어올 때면 상대적으로 따뜻한 동해 해상(해수면온도 10~18℃)에서 수증기가 더해지고, 동풍이 태백산맥과 부딪쳐 눈구름이 상승하면서 많은 눈을 뿌린다는 것이다.
기상청이 예상한 적설량은 강원 영동과 경북 북동부에 10에서 최고 30cm, 경북 남부 동해안은 1~5cm의 가량이다. 일부 눈구름이 태백산맥을 넘어가면서 강원 영서 지역에도 1에서 5cm가량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동풍이 강하게 유입되면 경기도 동부 지역까지도 눈이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눈이 가장 강하게 오는 시점은 15일(수) 새벽부터 오후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해안에 큰 눈이 예보됨에 따라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을 운영하는 농가에서는 눈 피해가 없도록 대비가 필요하다. 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내리는 눈이 얼어붙어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을 것으로 보여 강원도와 동해안을 오가는 차들은 월동 장구를 갖춰야 한다.
또, 14일(수)부터는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15일(목)~16일(금)에는 찬 바람이 불면서 중부 내륙 지역의 기온이 -10℃ 안팎까지 떨어진 뒤, 17일(토) 낮에 평년기온을 회복하면서 추위가 풀리겠다.
보통 초겨울에 추위가 몰려올 때면 서해안에 주로 눈이 오고, 동해안은 1월 하순부터인 늦겨울에 많은 눈이 온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예년과 다르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이번 겨울 중국 내륙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 따뜻한 공기 때문에 초겨울 한반도에 추위를 몰고 오는 북쪽의 찬 공기가 서해를 건너오기보다는 동해 쪽으로 돌아서 접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가을부터 북극의 영향으로 한반도 북쪽에서는 찬 공기의 세력이 강하게 발달하고 있지만, 아직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달 말까지 중국 내륙에 더운 공기가 버틸 것으로 보여 당분간 추위가 찾아올 때면 북동기류가 먼저 유입되면서 동해안에 큰 눈이 오는 형태가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