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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자정 무렵, 부천 오정경찰서 강력팀은 갑자기 바빠졌다. 납치 미수 사건이 접수됐기 때문이다.

30세 A씨는 "남성 4명이 내게 복면을 씌우고 어디론가 끌고 가 폭행했다"며 경찰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A씨가 위험에 처한 것 같다'는 여러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경찰은 즉시 A씨가 있는 부천 오정구의 한 버스 정류장으로 출동했다. A씨는 "인천에서 술을 마시고 버스를 타고 와 버스 환승을 위해 내렸는데 갑자기 남성들이 납치하려 했다"고 경찰에 말했다.

납치 미수범들을 잡기 위해 인근 파출소에 있는 경찰까지 동원됐다. 약 20명의 경찰력이 2시간 동안 인근을 뒤졌지만 증거는 찾지 못했다.



그런데 경찰은 이상했다.

납치범들에게 끌려가 폭행을 당했다는 A씨의 행색이 너무나 멀쩡했기 때문이었다. A씨가 쓴 안경은 폭행을 당했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목, 팔뚝 등 신체에는 저항하거나 폭행을 당한 흔적이 없었다.

허위 신고를 예감한 경찰은 A씨에게 "혹시 착각한 것 아니냐"고 에둘러 표현했다. 하지만 A씨는 "정말로 납치될 뻔했다"고 거듭 말했다.

다음날 사건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입수해 분석한 경찰은 A씨가 허위신고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건 현장인 버스 정류장을 비추는 CCTV는 없었다. 하지만 20~30m 떨어진 도로를 찍은 CCTV 영상 속 시민들의 모습은 너무나 평온했다.

경찰은 "요즘 납치 사건이 일어나면 주변 사람들이 소리 지르는 등 난리가 난다"며 "그런데 A씨가 주장한 범행 시간에 행인들의 모습은 평상시와 같았다"고 말했다.

CCTV를 증거로 추궁한 경찰은 A씨로부터 허위 신고였다는 자백을 받았다. 버스가 끊긴 늦은 시각, 정류장에서 4~5㎞ 떨어진 집까지 가는 택시비를 아끼고자 경찰차를 타고 가기 위해 허위 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마저도 거짓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지인들로부터 관심을 받기 위해 허위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지인 1명과 술을 마신 A씨는 버스에서 내리기 전 휴대전화 속 연락처에 있는 지인 수십 명에게 "내가 위험에 처해 있다. 곧 죽을 수도 있으니 도와 달라. 빨리 경찰에 신고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따라서 경찰서에 A씨가 위험에 처했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된 것이다. 하지만 A씨가 직접 받은 답장은 거의 없었다.

경찰은 "작은 공장에서 일하는 A씨는 아웃사이더(외톨이) 성향이 있는 것 같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얻기 위해 '납치를 당할 뻔했다'는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정신 병력이나 동종 전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경범죄 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