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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5시에 탈선했다는데 지금까지 대체 뭐한 것이냐", "예비 열차도 없냐", "출근을 어떻게 하라고…"

3일 오전 8시께 서울 지하철 4호선 사당역 역사 안은 바쁘게 뛰어다니는 시민들의 구두 소리와 곳곳에서 들리는 고함으로 가득 찼다. 여기에 "열차 운행이 중단됐으니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달라"는 안내 방송까지 섞여 소란스러웠다.

앞서 오전 5시 12분께 발생한 전동차 탈선사고로 4호선 서울역∼사당역 상·하행선 운행이 중단된데다 사당역∼오이도역 구간도 20∼30분씩 지연운행하는 등 차질을 빚었다.

2호선과 4호선이 교차하는 사당역은 평소 이용객이 많고 특히 출근길에 더욱 혼잡한 곳이다.

2∼3분 간격으로 2호선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4호선으로 갈아타려는 승객이 수십명씩 몰려와 질문을 던졌다. 목에 핏대를 세우며 거칠게 항의하는 승객들도 있었다.

열차 운행 중단 소식을 알리며 일일이 고개 숙여 사과하던 역무원은 성난 시민들 앞에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목이 타는 듯 연거푸 물을 들이마셨다.

역무원은 승객들에게 기관제출용 '열차 운행 지연확인증'을 발급하고 일일이 요금을 환불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을 정하지 못한 채 멀뚱멀뚱 서 있거나 출구를 찾지 못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허둥대는 승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떡해"를 연발하며 하이힐을 신고 뛰는 여성들도 있었다.

오전 6시 30분께 허겁지겁 뛰어들어온 한 40대 남성은 개찰구 앞에 붙어 있던 '금정·과천 방향 운행 중단'이라는 안내문을 보고서는 그대로 멈춰 섰다.

그는 "버스를 이용하라"는 역무원의 말에 "서울역에 갔더니 사당역으로 가면 하행선 열차를 탈 수 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왔는데 어쩌라는 것이냐"며 안내문을 거칠게 떼어 던져버렸다.

김모(43·여)씨는 "KTX를 예매해놔서 시간에 맞춰 서울역에 도착해야 하는데 큰일났다"며 "택시를 타야겠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주변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권오경(28·여)씨는 "충무로역까지 가야 하는데 인덕원에서 20분을 기다려 겨우 열차를 타고 사당역까지 왔다"며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 일단 명동까지 갔다가 다시 환승해야해서 너무 불편하다"고 설명했다.

1, 4호선이 지나는 서울역의 상황도 아수라장이었다.

열차에서 내리던 손님들은 한숨을 내쉬거나 욕설을 내뱉었다. 역무원에게 저마다 바쁜 사정을 설명하며 따지기도 했다. 역무원은 "죄송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환승센터로 가려는 분들은 9-1 출구로 나가면 된다"는 역무원의 안내에도 승객들은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승객들은 "사당으로 가려면 몇 번 버스를 타야하느냐"고 물었지만 "그건 나도 잘 모른다"는 답이 돌아왔다.

최복순(73)씨는 "상계역에서부터 타고 오는데 갑자기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는 방송이 나와 몇백 명이 우르르 내렸다"며 "주말에도 1호선이 고장 났었는데 코레일은 뭘 하는지 모르겠다. 시민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역사 밖의 서울역 버스 환승 센터는 지하철역에서 쏟아져나온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고석희(33)씨는 "몇 번 버스를 타야 할지 몰라 찾아봐야 한다"며 "평소에는 혜화역에서 사당역으로 바로 출근하기 때문에 갈아탈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열차가 탈선한 지점에서 가까운 삼각지역에서는 아예 사당방면 개찰구에 노란 테이프를 붙여 진입을 통제했다.

오전 6시 35분께 만난 오창석(용산공고 3학년·18)군은 "오전 7시까지 등교해야 한다"며 "티머니카드밖에 없어서 택시도 못 타는 데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울상을 지었다.

외국인 승객도 발을 동동 구르긴 마찬가지였다.

역무원과 "범계 노(no)? 와이(why)?"라는 말만 거듭하던 미국인 린 합굿(40·여)씨는 결국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는 "범계역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일단 이태원 집으로 돌아가 차를 갖고 출근해야겠다"며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