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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스님들이 머리를 깎고 속세를 떠나는 것을 출가라고 하죠.

종신 서원식은 수녀님들이 이런 의미로 평생 남을 위해 살겠다고 약속하는 자리입니다.

조건없는 사랑을 약속하는 아름다운 현장, 김양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새벽을 알리는 종소리에 수녀원의 육중한 문이 열립니다.

오늘은 수도원에 지원한 수녀들이 처음으로 서약을 하는 날입니다.

앳된 얼굴의 수녀 7명이 조심스레 수도자로서의 첫 발을 내딛습니다.

<녹취> "정결과 가난과 순명의 삶을 서원하나이다."

고난의 길을 택하는 딸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어머니.

<인터뷰> 첫 서원자 어머니 : "진짜 못 채우고 나올 줄 알았거든요. 고시도 1차 합격해놓고 들어가서.자비를 베풀 수 있는 수녀님이 되달라..그렇게 말하고 왔어요."

불교에서 머리를 깎고 속세를 떠나는 출가와 같은 것이 천주교의 서원입니다.

오랜 수행 기간을 거쳐야 승려의 계를 받듯이 수녀들도 첫 서원 뒤 5년 동안 수련을 거쳐야 비로소 종신서원을 하게 됩니다.

종신서원 이후 수녀들은 어려운 이웃들과 더불어 평생 봉사의 삶을 살게 됩니다.

사형수들의 어머니로 불리는 조성애 수녀.

수녀의 삶을 서원한 지 어느덧 53년, 올해 여든이 된 그녀에게도 첫 서원의 기억은 생생합니다.

<인터뷰>조성애 수녀 : "서원식 때 부모들이 다 울죠. 우는데.남편하고 같이 살고 애 낳고 살아야 하는데 하고. 그래서 거짓말했어요. 엄마 나 병원 가서 진료받았더니 애 못낳는대.. 그렇게 갔어요."

사회에서 버림받은 무기수, 사형수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그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상처를 감싸주는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인터뷰> 조성애 수녀 : "나는 학교를 여러번 다녔어요. 그들에게 그런 기회가 있었다면 저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 거에요."

가난한 이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한 마더 데레사.

걸인들과 함께 길거리에 살며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사랑의 손길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녹취> "하느님의 사랑을 온 세상에 알리도록 파견합니다."

이제 어린이와 병자들, 가난한 이와 버림받은 이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아낌없이 바치려는 이들.

<인터뷰> 한 율리안나 수녀(종신 서원자) : "바다로 들어가는 소금인형처럼 제가 받은 사랑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습니다."

개인의 삶보다는 이웃에 대한 사랑을 약속하는 모습이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