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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평짜리 샤워실에는 30명이, 대기실 대신 화장실 창고 사용" 서울 상암동 평화의공원. 오늘(7일)처럼 비가 내리는 날, 이곳 녹지팀 직원들은 휴게실에 비가 샐까 봐 걱정입니다. 샤워하기는 더욱 쉽지 않습니다. 2평 남짓한 샤워실에는 샤워 꼭지가 2개 설치돼 있습니다. 남자 직원 30명이 한꺼번에 쓰려니 줄을 한참 서야 합니다. 녹지 관리 업무 특성상 땀이 많이 나고 흙이 많이 묻는데, 기다리다 어쩔 수 없이 집에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은 괜찮지만, 남들에게 미안하다고 합니다. 이은기 조경반장은 "샤워를 못 한 채로 지하철을 타면 문 앞 구석 자리에 서요. 나도 나한테 냄새가 나는데,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괴롭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곳 뿐 아닙니다. 강북삼성병원 내 경교장의 공무직 직원들은 화장실 대기실이 없어 화장실 안에 있는 창고를 쓰는 등 전반적으로 근무 여건이 열악합니다. 이들은 모두 서울시 산하 기관의 '공무직'입니다. 공무직공공기관에 채용된 무기계약직을 뜻합니다. 공무원은 아닙니다. 서울시는 2012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침에 따라 기간제·상용직 노동자들을 공무직으로 전환했습니다. 주로 청소·환경정비·경비직 등입니다. 현재 서울시에는 25개 사업소에서 천 8백여 명의 공무직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평화의공원’ 녹지팀 휴게소. 40명의 직원이 샤워기 2개가 설치된 샤워실을 함께 사용합니다. 의회 중심 처우개선 움직임…"명퇴수당 지급, 차별적 처우 금지" 공무직은 무기계약직인 만큼 고용은 안정적입니다. 하지만 처우는 공무원과 차이가 큽니다. 복지 포인트는 공무원과 비슷하게 받지만, 공무원과 다르게 연 18만 원 상당의 단체상해보험이 공제되고 명예퇴직 수당도 없습니다. 앞서 보셨듯 업무 환경도 열악합니다. 이에 서울시의회는 2017년 공무직들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공무직 실태를 파악하고, 작년 10월에는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에서 "공무직 처우개선에 노력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서울특별시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습니다. 조례안은 공무직의 고용안정과 권익보호를 위한 정책의 수립·시행을 시장의 책무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 정원 조정·채용 및 해고·전보 결정·고충처리 등을 심의하기 위한 공무직인사관리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무엇보다 제25조에는 "시장은 공무직으로 20년 이상 근속한 사람이 정년 전에 스스로 퇴직하는 경우에는 예산의 범위에서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또 제29조에는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비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보수·복무 등 노동조건에 있어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차별적 처우를 금지함"이 포함돼 있습니다. 서울시 공무원, "공무직이 상전 된 지 오래" 이 부분에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제29조 '명예퇴직' 규정과 제29조 '차별적 처우의 금지'를 삭제하는 등, 조례안을 수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공무원 노조(서공노)는 지난 4일 논평을 내고 "위 조례안대로 통과된다면 엄청난 시민 혈세가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공노는 공무원 대비 20% 정도인 공무직 비율을 적용해 5년간 22억 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금 더 솔직한 속내를 볼까요. 서울시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내부 게시판에는 지난달 16일 '공무직 담당자'로 본인을 소개한 공무원이 쓴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일반 공무원도 공무직 같이 보호 좀 해달라!!'는 이 글에서는 공무직을 "모든 처우는 공무원과 같거나 훨씬 더 좋고, 공무원처럼 책임질 일은 전혀 없는 서울시 갑 중의 갑"이라고 규정합니다. 아래에는 '공무직의 혜택이 너무 많다', '정년보장과 급여는 다 가져가고 의무나 징계는 하나도 없는 신의 직장이다', '공무직이 공무원 상전이 된 지 오래'라며 동조하는 댓글이 수십 개씩 달렸습니다. 서울시 공무원 노조도 "공무직과 공무원이 하는 일이 다르고 신분도 다른데 어떻게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주장할 수 있느냐"고 말합니다. 이어 "청소나 시설 안내 등의 일에 그렇게 많은 보수를 줄 수 있느냐"며 "단순한 보조 업무 지시조차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뒤에는 듣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또 열악한 시설 등은 이미 요구하는 대로 개선해 주고 있다며, 그걸 핑계로 '이거 해 달라, 저거 해 달라'며 어마어마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7일),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무직지부가 공무직 조례 제정을 8월로 미룬 서울시의회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서울시, "시대적 흐름은 맞지만, 변화에 적응하는 시간 필요" 시의회는 서울시, 공무직협의회, 서울시 공무원 노조와 함께 협의를 거쳐 조례안을 8월에 다시 발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변화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냐"며, "공무직을 허드렛일하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과거 관행은 당연히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공무직에 대한 처우 개선이 공무원들에게는 기존에 있던 차이가 줄어드는 문제로 다가올 것이라는 점도 짚었습니다. 오늘(7일) 오후,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무직지부는 서울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무직 관련 조례 발의를 미룬 서울시의회를 비판했습니다. 반면 서울시 공무원 노조는 다음 주 초에 서울시 공무원과 공무직의 임금을 비교하는 자료를 내놓는다는 입장입니다. '공무직'과 '공무원' 간의 갈등은 점점 첨예해 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