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과는 복마전? _로베르토 베테가 여자였을 때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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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2003년 9월 14(일) 밤 9:30~10:10 / KBS1 ■취재 : 김만석 기자 many@kbs.co.kr ■제작 :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 (전화)02-781-4321 (팩스)02-781-4398 (인터넷)http://www.kbs.co.kr/4321 * 오프닝 멘트: 관급공사 수주를 노리던 업자의 뇌물장부가 공개되면서 한 지방자치단체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뇌물 고리로 연결돼 건설 공사를 발주하는 비리는 공무원 윤리 강령이 제정 된 이후에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에서는 건설 과를 복마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 김만석 기자: 경기도 이천에서 소규모 설계업체를 운영하는 한수웅씨, 현재 폐업 상태로 있는 회사에 출근했지만 직원 한 명 없는 사무실은 비어 있습니다. 사무실 탁자 한 가운데에는 시청에서 보낸 우편물이 놓여 있습니다. 5달 넘게 받지 못했던 설계작업 대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입니다. * 한수웅: “그게 지금 나오면 뭐합니까? 5-6개월이 지나서... 그 때 돈을 줬으면 우리 손으로 세금 내고 우리 손으로 운영하지, 이걸 압류를 5-6개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압류가 왜 됩니까?...” * 김만석 기자: 한 씨가 배수로 정비 등 2건의 설계 대금으로 시청에서 받을 돈은 모두 6천 여 만원, 그러나 시청은 세금을 납부하기 전에는 이 돈을 줄 수 없다며 5달 넘게 지급을 거부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세금은커녕 연금과 보험료 등을 내지 못 하다 보니 각종 체납 고지서와 압류통지서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날라 듭니다. 한 씨가 이런 곤경에 처한 것은 2년 전 이천 시청에서 토목계장으로 일하다 뇌물사건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윤모 전무 등 전직 공무원 5명을 임원으로 채용하면서 부텁니다. * 한수웅 : “이제 앞으로 장래를 보고, 좀 더 큰, 윤 씨가 있음으로써 더 사업이 활성화되고, 더 수주라든지 이런 것들이 확대되고 이런 걸 기대하기 때문에...” * 김만석 기자: 그러나 윤 전무는 회사에서 일 한지 1년도 안된 지난 해 9월, 당시 퇴직한 다른 직원 6-7명과 함께 이천 시내에 경쟁업체를 세웠습니다. 이 때부터 일거리가 크게 줄고 회사 사정이 갈수록 어려워 졌다는 게 한 씨의 주장입니다. * 한수웅: “일거리도 없고, 또 일한 대가도 받지 못하고, 뭐 업체라는 것이 운영자금이 없으면 회 전을 못하니까 모든 영업이 정지가 된 거죠. 정지가 되니까 직원들도 자연히 분산이 돼서 나머지 직원들도 분산돼서 다 나갔고...” * 김만석 기자: 한 씨는 지난 7월 이천 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런 사정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올렸습니다. 이천 시청이 발칵 뒤집힌 것은 문제의 탄원서에 공무원들이 뇌물과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내용이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 한수웅 : “뭐 한 10개월 동안 한 7-8천만원 정도 저희 희사의 다른 임원들을 통해서 사용된 돈까지 하면은 1억 3-4천 만원 정도 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만석 기자: 한 해 매출액 10억원 정도에 불과했던 소규모 설계회사가 매출의 10%가 넘는 금액을 뇌물성 경비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돕니다. 당시 한 씨 회사에서 일하던 관리과장도 이런 내용이 사실과 다름없다고 주장합니다. * 관리과장: “지출이 안 돼 있는 걸 여기다 써놓을 수가 없죠. 뭐 어떻게 하려고 여기에 써 놔요? (지출은 분명히 돼 있는 것만 있다 이거죠?) 그렇죠. 다소 1-20만원 차이는 있을 거예요. 왜 그러냐 하면 가지고 나갔다가 뭐 (다시 갖고 오는 경우는 있나요?) 그런 경우는 없어요. 거진 없는데 뭐 (영수증 이런 건 없죠?) 당연히 없죠.(2백만원, 3백만원 백 단위가 넘어가는 것도 분명히 지출이 됐다 이겁니까?) 그렇죠.” * 김만석 기자: 당시 전무도 금품제공 사실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 전무: “추석 때라든가 구정 때 일부 떡값 정도로 전달한 것도 일부 있습니다 만은 사람이 살면서 그렇게 큰 액수도 아닌데 그렇게 뭐 나쁘다고는 생각을 안 합니다 만은 더군다나 선후배 지간이고, 그렇게 좋은 맘으로 다가 한 겁니다.” * 김만석 기자: 하지만 자신은 사장의 심부름만 했을 뿐 앞장서서 뇌물을 제공하지는 않았다고 주장 합니다. * 전무 : “그 쪽 한수웅이가 일개 과장들을 시켜서 봉투를 만들어 주면은 그걸 가지고 가서 저희는 전달하고...” (누구한테 갖다 주라고 그러면 전달만 한다 이거에요?) “그렇죠. 그렇지 않으면 제가 녹을 먹으면서 거기에서 시키는 일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한마디로 해서 심부름만 했다는 얘기인데?) “저희는 심부름꾼에 불과합니다.” * 김만석 기자: 현금지출을 담당했던 관리과장은 전무의 이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합니다. * 관리과장 : “본인이 당사자가 필요한 금액이 얼마니까 회사에다가 얼마가 필요하니까 요구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럼 그거를 결재 맡아서 주는 거고.” (갖다 주는 사람들이 회사에 요구를 했다 이거죠?) “그렇죠.” * 김만석 기자: 한 씨의 탄원서에는 금품제공은 물론 회사 직원들이 공무원들과 함께 유흥주점을 자주 드나들었다는 사실도 적혀 있습니다. * 기술부 차장 : (10월 달에 집중적으로 그렇게 했던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어쩌다 보니까 제가 또 일을 많이 맡게 되니까 그렇게 몇 번 나간 걸로...” (그런데 그 자리를 누가 만들었나요?) “저희 회사쪽에서 많이 만들었죠.” (공무원들이 먼저 와서 부른 경우도 있나요?) “그런 적도 가끔 있었죠.” * 김만석 기자: 이들이 자주 드나들던 유흥주점 관계자들도 이런 사실을 간접적으로 인정했습니다. * 유흥주점 관계자: “자기도 모르게 이런데 한 두 번 들락 날락 하다 보면 이런데 맛을 알다 보면은 괜히 무슨 건수 생기면 은근해 바래 가지고 이런 데로 유도해서 와 가지고 얻어 먹고, 사실 그게 다 물이 들어서 그런 거 아닙니까?” (한 번 먹으면 얼마 정도 먹어요?) “요즘에는 뭐 백 얼마, 많아야 2백 얼마에요.아가씨까지...” * 김만석 기자: 한 씨의 탄원서로 인해 금품수수와 술 접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공무원들이 찾아왔다는 게 한 씨의 주장입니다. * 한수웅: “문제가 될 까봐 그랬던지, 개별적으로 공무원들이 저를 찾아와서 일부 저한테 반환을 하러 오고, 구두 티켓하고 돈을 가지고 왔더라 고요. 와서 뭐 좀 선처해 달라, 소위 말하면 자기는 빼달라...” * 김만석 기자: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이천 시청의 건설 도시 국 소속 공무원들이 천5백만원을 모은 뒤,당시 전무의 돈까지 합쳐 모두 3천만원을 한 씨에게 건넸다는 것입니다. 장소는 국장실, 돈을 건넨 이유는 입막음용이었습니다. * 건설 도시 국장 : “시청 시끄럽고, 직원들 또 심지어는 구속이 될 그런 문제가 있는지도 알 수가 없잖아요. 조사할 수도 없는 거고. 그래서 그걸 무마하려고 했던 거죠.” (혹시 국장님이 연루가 돼서 그런 건 아닙니까?) “그런 건 전혀 아닙니다.” (직원들은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그럼요. 과장들도 마찬가지이고.” * 김만석 기자: 하지만 한 씨에게 돈을 건넨 사실 때문에 공무원들은 더한층 곤경에 빠졌습니다. * 건설 도시 국장 : “물론 돈을 건넨 행위가 잘된 건지 잘못된 건지 모르겠지만 저를 살려주기 위해서, 또 우리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런 충정에서 한 일인데 그걸 역으로 더 끄나풀을 잡아 가지고 시를 이제 공격하고, 지금은 어떤 상황이냐 하면 이제 시장까지 물고 늘어지는 겁니다.” * 김만석 기자: 자체 감사에 들어간 이천 시청은 일부 공무원들의 금품수수 사실을 확인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현재 경기지방 경찰청은 이 사건에 대한 1차 조사를 마무리한 뒤 사법처리 대상자와 처벌 수위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 김만석 기자: 이런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 지면서 참여정부 이후 깨끗한 공직사회를 부르짓던 이천 시청 공무원들은 곤혹스런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 노연상/공무원 직장협의회 위원장: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서 시민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을 하고 이번 일을 자정의 계기로 삼아 가지고, 좀더 말고 깨끗한 공직사회가 되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억울하다는 공무원들의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 감사계장 : “퇴직한 공무원이 와서 커피 한 잔 마시자고 하면 안 마실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그렇죠? 뭐 점심 한끼 먹자고 그러면 가서 당연히, 업무적인 게 아니고 친분 관계에 있어서 먹을 수도 있고, 그거는 저희가 이해를 하는데 그걸 갖고 악의적으로 장부에 기록하고 그렇게 했다는 거 자체가 이건 아주 상당히 악의적인 문제가 있는 거죠.” * 건설과장 : “구두 티켓 받고 그런 거를 뇌물이라고 분류를 하니까 사회 관념상 아직까지 그런 것까지를 뇌물로 구분한다는 거 자체가 좀 억울하죠.” * 김만석 기자: 관급공사와 관련된 비리는 어느 한 지역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 폭 넓고 뿌리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지난 5월에 전북 익산에서는 공무원과 감리 단에 1억 여 원의 뇌물과 향응을 제공한 뒤 이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 건설업자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 김만석 기자: 건설산업노조연맹이 지난 6월에 전국 46개 건설현장의 현장소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떡값이나 접대비 등으로 지출되는 돈이 한 해 5천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관급공사의 경우 민간공사보다 뇌물 요구하는 일이 많고 금액도 훨씬 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건설현장에서 뇌물이 판치는 이유는 뇌물을 쓰면 더 많은 돈을 챙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배명호/건설산업노조연맹 사무처장: “원리원칙대로 하면 전체 비용이 백원이 투입된다고 하면, 실제로 관리감독이 조금 여유를 준다면, 조금 뭐 눈을 감아준다면 70원정도 선에서 공사가 마무리 될 수 있을 정도니까, 그런 차원에서 로비를 하는 거죠.” * 클로징 멘트: 관급공사를 둘러싸고 빚어지는 비리,서로 물고 물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않고는 건설비리를 뿌리뽑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3만원짜리 이상의 식사나 선물조차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관급공사 현장에서는 맥없는 구호로만 그칠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