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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보급 문화재로 가득한 고궁에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술판이 벌어졌습니다. 지난해에는 경복궁에서 검사들이, 또 올해 6월에는 창경궁에서 국내외 언론사 사주들이 그러더니 이번엔 철강협회가 또 다시 연회를 벌인 것입니다. 창경궁은 일반인들이 도시락을 싸들고 들어가는 것 조차 막을 정도로 관리가 엄격한데, 어찌된 일인지 관리를 담당하는 문화재청은 이번에도 연회 허가를 내줬습니다. 문화재청은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주장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강민수 기자!! 문화재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데 문화재청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군요? <리포트> 네, 문화재청은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논리를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꼭 문화재에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것이 문화재 활용이냐라는 반문이 거센데요. 국민의 문화재가 기득권의 놀이터로 전락한 것인지 아니면 적절한 문화재의 활용인지 창경궁 만찬장 이용을 둘러싼 논란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4일 창경궁에서 벌어진 국제 철강협회 총회 모습입니다. 조선왕조의 궁중연회를 재현하는 행사와 한국 고유의 궁중 음악과 무용 공연이 펼쳐졌는데요. 문제는 이 공연이 끝난 뒤였습니다. 장소를 조금 이동해서 서양식 만찬 행사가 이어진 것입니다. 만찬을 즐기는 모습인데요. 서양식으로 스테이크 등 요리는 물론, 와인과 샴페인 등 술도 따라 마십니다. 600여 명이 먹고 마시는 만큼 이동식 화장실이 마련됐고 따뜻한 식사를 위해 전열기 10여 대도 등장했습니다. 일반인 관람객들에겐 술은 물론 간단한 음식물 조차도 반입할 수 없게 한 것과는 상반됩니다. <인터뷰> 최은미(역곡초등학교 교사) : "조상 모시는 신성한 이런 곳에서 만찬은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인터뷰> 김혜림(창신동) : "문화재 보호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면서 자기들은 해도 된다니 기분이 좋지 않죠." 이에 대해 문화재 청은 외국인에게 한국의 문화를 홍보하기 위해 허가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정종수(창경궁 관리소장) :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는 기회라 허가를 한 것입니다. 문화재 활용 측면에서..." 사실 문화재청이 궁궐내 만찬을 허용해 비난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지난해 9월엔 국보인 경복궁 경회루에서 세계에서 모여든 검사들이 술과 식사를 즐겼고, 지난 6월에는 세계 신문 사주들이 창경궁 명정전에서 술과 식사는 물론 담배까지 피워대 빈축을 산 사례가 있습니다. 이 때도 문화재청은 문화 홍보를 들먹였지만 실제 행사는 문화재 관람보다는 만찬 위주로 진행된 바 있습니다. <녹취> 창덕궁 관계자(지난 6월) : "바로 들어갔어요. 바로, 인정전만 스쳐 지나갔어요. 온다는 시간보다 늦었고 시간도 늦었고, 비도 오고, 관람을 제대로 못 했어요." 하지만 문화재청장은 이 당시도 궁궐 내에서 만찬을 하는 것이 뭐가 잘못이냐는 반응을 보였었는데요. <녹취> 유홍준(문화재청장) : 절차상에 잘못된 것이 없고, 창경궁(만찬) 갖고 얘기하는 것에 대해 이해를 못 해요. 세계 여성지도자대회도 했고, 검사대회도 했고, 앞으로 세계 철강대회도 할 거고, 계속할 거에요." 유청장이 공언한 대로 이번 철강대회 만찬은 또 고궁에서 이뤄졌는데요. 하지만 만찬장 허가를 내주는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 번 세계신문협회의 고궁 만찬 파문 때문인지, 장소 사용 심의 위원회 측은 처음 만찬장 사용허가 신청을 부결했다 것입니다. <녹취> 문화재 장소 사용 심의 위원 : "처음에 회의에서는 부결 됐었습니다. 신문협회때 같이 임금님이 행사하던 법전에서 행사를 하겠다고 했단 말이죠. 이건 안된다 해서 그래서 부결이 됐었습니다." 하지만 장소를 명정전 앞에서 옆으로 바꿨다는 이유로 두번째에는 허가가 났다고 합니다. <녹취> 문화재청 관계자 : "만찬을 명정전 앞에서 하는 것은 안된다고 했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식사는 여기서 안하고 옆에서 하는 것으로 기획해서 다시 요청했어요. 그래서 그런 정도 같으면 일단 괜찮겠다 싶어서..." 앞에서 하는 것은 안되고 옆에서 하는 것은 된다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로 허가가 났다는 얘긴데요. 대신 조건이 까다롭게 붙었습니다. 창경궁 명정전이 우리나라 궁궐 중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만큼 궁 밖에 전용 소방차까지 대기시키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문화재청 관계자 : (화재 위험이 없다는 말씀이시죠?) "예, 저희들이 그래서 소방차를 대기시켰어요. 화재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비했습니다." 결국 600여 명의 외국인들의 분위기를 맞춰주기 위해 고궁에 소방차까지 대기해놓고 만찬을 강행했다는 얘긴데요. 이것이 과연 문화재청이 말하는 문화재 활용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회의를 품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평우(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 : "우리 문화 보여줄 행사라면 전통 체험 행사가 더 효율적이지 서양식 스테이크나 잘라 먹는 것은 오히려 우리 문화를 갉아먹는 행위입니다." <앵커 멘트> 궁궐에서 만찬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많은데 문화재청장의 소신은 강경해 보이는군요? <기자 멘트> 네, 많은 시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논리로 문화재청장은 앞으로도 계속 만찬 허가를 내줄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젠 문화재청 덕에 호텔보다 훨씬 저렴한 궁궐 만찬이 아예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코스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