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 임 병장 후송 때 ‘가짜’ 환자 동원_돈 벌어 트위터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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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어제(23일) 자살 시도 직후 병원으로 후송한 동부전선 총기난사범 임모 병장의 병원 도착 당시, 임 병장을 언론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대역을 내세워 취재진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임 병장이 자살 시도 직후 생포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대부분의 신문과 방송은 군 당국이 내세운 '가짜 임 병장'의 후송 사진과 화면으로 도배됐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당시 구급차 4대를 준비해 2대는 아산병원으로, 2대는 동인병원으로 가게 했다"며 "아산병원에서도 진짜 임 병장이 탄 119 구급차는 지하의 물류창고를 통해 응급실로 향했고, 가짜 임 병장이 탄 군 구급차는 응급실 정문으로 갔다"고 밝혔다.

군은 들것에 실린 채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늘색 모포를 덮고 있던 장병을 임 병장으로 취재진이 오인하도록 응급실로 이송하는 흉내까지 냈다. 그 사이에 진짜 임 병장은 이미 응급실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산병원 측에서 '응급실 앞에 취재진이 많아 진료가 제한되니 별도의 통로를 준비하겠다'면서 국군강릉병원에 가상의 환자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런 내용이 국군강릉병원장인 손모 대령에게 보고됐고 그렇게 하기로 협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산병원은 응급실로 들어가는 길목이 좁아 구급차가 들어가기 어려웠고 임 병장의 혈압도 매우 위험한 수준이어서 곧바로 처치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며 "이런 점 때문에 아산병원에서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산병원에 취재진이 많더라도 포토라인을 만들어 임 병장에게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했으면 될 일을, 가짜 임 병장까지 내세워 언론과 국민을 속인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임 병장 후송 이후에라도 그 같은 사실을 즉각 확인해 주지 않는 바람에 언론의 오보를 양산시켰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국방부는, 임 병장 생포 직후 그를 후송하는 병원이 처음에는 국군강릉병원이라고 했다가 강릉 동인병원으로 변경한 뒤 다시 강릉 아산병원으로 정정했다.

이 역시 취재진이 임 병장이 후송되는 병원으로 몰려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시 동인병원으로 향한 구급차 2대도 취재진의 눈을 돌리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릉 아산병원은 국방부 발표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강릉 아산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왜 국방부에 '별도의 통로를 마련하겠다거나, 가상의 환자를 준비해 달라고 요청하겠는가'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릉 아산병원은 임 병장 치료만 하고 있지 다른 사항에는 전혀 개입을 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