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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최대 3천 원 할인, 피자 최대 만 3천 원 할인'

'가성비'가 중요한 시대, 누구나 관심이 갈 만한 광고 문구다. 오늘(4일) 현재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실제로 진행 중인 할인 프로모션의 내용이다. 특정 요일이나 특정 기간 앱을 통해 주문하면 할인 이벤트 중인 브랜드의 치킨이나 피자, 보쌈 등 여러 배달 음식을 정가보다 싸게 먹을 수 있다.

만 6천 원짜리 프라이드 치킨을 할인받으면 만 3천 원에 맛볼 수 있다. 어떤 카드로 결제하든 상관없이 주문할 때 할인 적용 버튼만 누르면 돼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할인받을 수 있는 셈이다. 주요 배달 앱들은 모두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데, 배달 앱 월간 이용자가 6백만 명을 넘는 만큼 할인 행사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마리 팔아 천 원도 안 남아요…." 치킨 가맹점주의 하소연

소비자 입장에서는 싸게 먹으니 당연히 이득이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할인 금액을 분담해야 하는데 누가 부담하는 걸까? 공식적인 조사 자료는 없지만,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다수 업체에서 가맹점의 분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 '빅3'로 불리는 한 프랜차이즈의 경우 3천 원 할인 행사를 하면 천 원은 가맹점 몫이다.

'겨우' 천 원인데 가맹점에 부담이 되는 걸까? 가맹점주는 큰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기자님, 만 6천 원짜리 프라이드 치킨 한 마리 팔면 얼마 남는지 아십니까? 본사에서 들여오는 생닭 5,700원, 기름값 1,500원, 포장재며 소스, 무, 파우더 등 부자재 값 1,500원 이렇게 하면 벌써 8,700원입니다. 여기에 배달대행료 4천 원에 배달 앱 수수료도 1,200원 정도 내야 합니다. 비용만 13,900원 정도 들어요. 2,100원 남는 건데 여기엔 임대료랑 인건비, 세금은 계산도 안 한 거에요. 그런데 천 원을 할인 몫으로 또 부담하면 정말 남는 건 천 원 미만입니다. 결국, 인건비 줄이려고 쉬는 날 없이 종일 일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거에요."


피자는 통신사·방문 포장 할인 100% 가맹점 부담

피자의 경우 가맹점이 부담하는 할인 분담률이 치킨보다 더 크다. 이동통신 3사는 대형 피자 브랜드와 제휴할인을 맺고 주문금액의 15~30%를 할인해주고 있는데 가맹점이 이 할인 몫의 거의 100%를 부담하고 있다. 생색은 통신사와 가맹 본사가 내지만 부담은 동네 가맹점들이 지고 있는 것이다. 주문 금액의 30~40%를 할인해주는 방문 포장 역시 마찬가지여서 피자 브랜드 A사와 B사 모두 가맹점이 전부 할인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


할인 행사 하기 싫어도 재계약 걸려있는 '을' … '울며 겨자 먹기'

가맹 본사는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위해서 할인 행사를 한다는 입장이다. 할인 행사를 하기 전에 가맹점의 동의를 찬반투표를 통해 진행하고 또 계약상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맹점들의 말은 달랐다. 동의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상 반강제 동의라는 것이다. 할인 이벤트를 하기 전에 찬반 투표를 실시하지만, 본사가 운영하는 시스템인 판매시점정보관리(POS)기로 하거나 이메일 등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누가 반대했는지 본사에서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피자 가맹점 주는 "재계약 사항에 할인 행사에 협조를 얼마나 잘하느냐 안 하느냐 그 비율을 따진다고 한다. 가맹점은 재계약을 못 하면 사업을 접어야 하는데 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어떤 빵 프랜차이즈의 경우에는 외주업체 시스템을 통해 찬반 투표를 한다. 익명투표를 하기 때문에 본사에서는 어떤 매장이 반대했는지 알 수 없고, 가맹점 입장에서는 할인 행사의 득실을 충분히 따져보고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가맹점주는 가맹사업에 보다 민주적인 시스템과 투명한 절차가 마련되길 바랐다.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늘었지만 ‘수명’은 짧아져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매장과 브랜드 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브랜드 수명은 단축되고 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가맹점과 직영점을 더한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2015년 22만 3천627개, 2016년 23만 4천305개, 지난해 24만 5천428개로 2년 새 2만 천801개가 늘었다. 브랜드 수도 2015년 4천828개에서 2016년 5천227개, 2017년 5천708개로 해마다 늘고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수명을 의미하는 평균 영업 기간은 2015년 9년 11개월에서 2016년 9년, 지난해 7년 11개월로 2015년과 비교해 2년 가까이 줄었다.

소득도 높지 않다. 통계청의 2015년 기준 '경제 총조사 결과로 본 프랜차이즈 통계'에 따르면 가맹점주의 영업이익을 월급으로 환산한 액수는 228만 원 이었다. 전체 근로자의 월 급여액인 242만 원보다 14만 원 적은 액수다.

가맹점주와 무급가족 종사자, 가맹점에서 일하는 정규직과 아르바이트생까지 합치면 가맹점 종사자 수는 66만 명으로 적지 않다. 은퇴한 이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지만 '자영업자 무덤'이라고도 불리는 프랜차이즈. 공정위의 압박 속에 가맹 본사들은 여러 상생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가맹점들은 작은 것 하나부터 투명하고 민주적인 협의가 이뤄지길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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