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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앵커 :

지난해 12월 유평상사와 이벤트 꼬레가 잇따라 부도나면서 시작된 이철희, 장영자 부부의 어음부도 사건이 일파만파로 금융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번 부도파문은 이런일을 막기 위한 제도로 도입된 금융실명제와 또 금융자율화 이후에 터진 일이라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최창근 기자가 보도 합니다.


최창근 기자 :

은행은 큰돈을 갖고 있는 예금주에겐 약합니다. 은행원. 특히 지점장은 어떤 돈이든지 돈을 많이 유치해야 합니다. 이런 금융계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장영자씨는 서울 신탁은행과 동화은행에 사채시장에서 큰돈을 끌어모아 예금을 유치해 줍니다. 이때부터 이 지점장들은 장여인의 사람이 됩니다. 장영자씨는 이런 식으로 금융계에 비호세력을 만들었고, 이들의 도움으로 일반인들은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금융기관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서울 신탁은행 에서는 도장도 없이 다른 사람의 예금을 찾아갔고, 동화은행에서는 출장소장이 본점의 허락도 없이 어음을 불법으로 배서를 해 줍니다. 삼보신용금고에서는 한사람에게

빌려 줄 수 있는 한도액을 넘기면서 어음을 할인해 줍니다. 게다가 지점장까지 지낸 중견 은행원은 겸직 금지를 어기고 장여인이 만든 회사에 버젓이 이사노릇 까지 합니다. 은행감독원은 이런 낌새를 지난해 12월초에 이미 알고 내사에 착수한 것 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행감독원이 이때 신속하게 사건규명에 나서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은행감독원은 사건을 인지했지만, 실명제의 예금주 비밀 보호조항에 걸려 특별 검사전까지 깊숙한 내사를 하지 못했다는 변명입니다. 이번사건으로 시장개방을 앞두고 금융거래 선진화를 이룩하겠다는 금융기관들의 다짐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됐습니다. 금융관행올 고치는 일이 제도만을 바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무리한 예금유치 위주의 경영방식과 금융인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 야 한다는 것이 입증된 셈입니다.

KBS 뉴스 최창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