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 터널, ‘구조차량 진입로가 없다?’_카지노에서 플레이 비용을 지불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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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통식이 열린 지난해 6월 율현터널의 모습. 철도터널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고, 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긴 터널이다.
내달(8월) 개통하는 50.3㎞ 길이의 율현터널에 구조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통로 등 안전시설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부터 같은 선로를 이용할 예정인 광역철도차량과 고속철도차량 간 배차 시격도 불과 1분으로 설정돼 안전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오늘(19일) 이 같은 내용의 '수도권고속철도 건설 사업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수도권고속철도는 수서와 평택 구간을 잇는 61.1㎞ 길이의 철도로, 국토교통부는 3조1,272억 원을 투입했다.

율현터널 종단면도
◆ 사고 나면 이동에만 4시간

'철도 시설의 기술 기준' 규정에는 본선 터널의 바닥면과 터널 외부의 지표면이 직접 연결돼 사람이나 차량 이동이 가능한 경사갱(사람이나 차량이 이동하도록 본 터널과 터널 외부 구간을 연결하는 터널)을 설치하거나 이에 준하는 대체 안전시설을 설치하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감사원의 감사 결과, 수서역사(지하)와 지제역사(지상)를 잇는 초장대터널인 율현터널에는 연기배출 시설과 승객 대피용 수직구 그리고 엘리베이터만 설치돼 있었다.

화재, 열차 탈선 등 사고 발생 시 본선 터널에 차량이 진출·입할 수 있는 경사갱, 신속한 사고 대응 및 선로의 유지와 관리를 위한 연결 송수관 설비 등은 마련되지 않았다.

재난·사고 발생 시 소방 및 구조 활동과 복구 작업 개념도

더욱이 터널 북단인 수서역사는 지하에 있어 사고가 나더라도 차량이 진입할 수 없다. 오로지 터널 남단인 지제역사를 통해서만 차량 진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감사원은 "지제역사에서 출발하는 (선로 보수 작업에 활용되는) 모터카에 유지보수 자재와 장비를 싣고 수서역사까지 이동하는 데 4시간 정도 소요된다"며 "율현터널 유지관리 작업시간이 매우 부족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원은 율현터널에 설치된 18개의 수직구에 연결송수관 설비를 설치해 신속한 화재 진압을 도모하고, 12개의 작업구를 긴급구조 차량 진출·입로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한국철도시설공단에 권고했다.

수도권고속철도 노선도(자료 : 한국철도시설공단)
◆ 고속 - 광역철도 배차 시격 '고작 1분', 최소 운전 시격도 안돼

감사원은 2021년부터 수서 ~ 동탄 구간(29.7㎞)의 선로(지하터널)를 함께 사용하는 수도권고속철도와 삼성 ~ 동탄 광역급행철도의 배차시격이 지나치게 짧은 사실도 파악했다.

수도권고속철도 노반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열차운영계획보고서를 보면, 선·후행 열차의 배차 시격은 5분으로 산출됐다. 이 가운데 3분은 안전을 고려한 최소 운전 시격이며 2분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지연 운행 상황을 회복하기 위한 여유 시분이다.

하지만 동탄역(종점)에서 광역철도차량과 고속철도차량 간 배차 시격은 최소 운전 시격에도 못 미치는 1분으로 설정돼 광역철도 기본계획에 반영됐다.

이에 감사원은 차량 간 배차시격을 3분 이상 확보하고 고속철도차량 운영 횟수(48회/일), 광역철도차량 편성 수(9편성) 및 배차횟수(20분당 3회) 등 기본계획상 조건을 만족하는 배차 선도를 도출했다.

하지만 이 경우 동탄역에서 선행 광역철도차량과 후행 고속철도차량 간 여유시분이 18초밖에 안되는 등 운영 혼란을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현행 계획대로는) 지연운행 상황을 회복할 수 있는 여유 시분과 우수한 품질을 확보하지 못해 사고 위험과 승객 불편을 줄이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국토교통부에 열차 운영 계획을 적절히 수립하도록 통보했다.

광역급행철도 이미지
◆ '열차 출입문·창문, 터널 압력 못 견뎌 파손될 수도'

더해 감사원은 광역철도차량의 출입문 장치와 창문의 강도가 낮아 파손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비첨두 시(열차 운행이 많지 않을 때) 터널 압력 변화 값 1,882㎩(파스칼)을 선로 공용 구간에서의 최댓값으로 분석하는 등 기존 광역철도차량에 요구하는 수준의 강도(2,500㎩)를 출입문 장치와 창문을 적용했다.

광역철도차량과 고속철도차량 교행 시 압력 변화
반면 감사 기간에 확인한 첨두 시(열차 운행이 가장 많을 때) 터널 압력 변화 값은 최대 3,391㎩로 나타나 기존의 기준으로 제작된 출입문 장치와 창문은 파손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안전관리체계 검사·승인은 종합시험 운행 이후에 진행하도록 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내달 예정된 조기 개통 일정을 맞추기 위해 안전 관리 체계 신청·승인 절차를 종합시험 운행(4 ~ 8월) 전인 3월부터 7월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개통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종합시험운행 등 안전 기준의 만족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안전 관리 체계를 형식적으로 검사·승인한 뒤 수도권고속철도가 운영될 우려가 있다"며 대안 마련을 권고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18일까지 진행됐으며 총 12건의 위법·부당사항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