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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입니다. 매주 주말마다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의 집회를 주도하면서 '막말'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또 불법 기부금 모금과 폭력 시위 주도 등 10여 개 혐의로 경찰 수사도 받고 있습니다.

전광훈 목사는 제25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대표회장이기도 합니다. 전 목사는 오는 30일 열릴 예정인 제26대 대표회장 선거에도 단독 후보로 나서 연임을 노리고 있습니다.

관건은 전 목사가 최근의 여러 논란으로 인해 당초 오늘(15일)까지로 예정됐던 후보 자격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느냐였는데, KBS 취재 결과 한기총 측은 전 목사의 후보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연임에 걸림돌이 사실상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 겁니다.

지난해 2월, 전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이 된 이후, 회원들에게 공금 횡령 혐의로 고발당하는 등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았는데도 전 목사의 대항마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그리고 전 목사는 차기 회장 후보로서 자격 요건을 갖춘 걸까요? 그 내막을 들여다봤습니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6일 선관위원장을 맡은 길자연 목사의 측근이 대표회장 선거 출마 예상자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전광훈 단독 출마 왜?…"한기총 극보수로 쏠려", "전광훈과 엮이기 싫어"

취재를 하며 접촉한 한기총 관계자들은 내부에서도 그간 전 목사의 '막말 논란'이나, 정치적 편향성을 두고 강한 불만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회장 선거에 출마할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A 목사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교회라는 건 진보도 있고 보수도 있고 중도도 있는 건데 지금 한기총은 너무 '극보수'로 간다"며 전 목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주변에서 출마를 계속 권유하긴 했지만, 사실 전 목사가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같이 경선을 한다는 게 의미 없게 느껴져 포기했다"고 밝혔습니다.

A 목사는 또 "전 목사와의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차치하고, 경선을 하면 '같은 물'에서 노는 것처럼 보일 것을 걱정해 안 나왔다는 사람들도 있더라"고 말했습니다. 한 마디로 전 목사와 함께 '도매금'으로 묶일 것을 걱정해 출마가 거론됐던 일부 목사들이 출마를 포기했다는 겁니다.

일부 관계자들은 전 목사 측이 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주 월요일(6일)부터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는 단일화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상의 압박성 문자를 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경선 자체를 치르지 않기 위해 다른 후보가 출마하는 걸 미리 막았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이번 선거를 주관하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선거관리위원장 길자연 목사는 "한기총이나 선관위 어느 쪽에서도 전 목사 쪽으로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거나 그런 얘기를 꺼낸 적도 없다"며 의혹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또 "지난주 월요일부터 5일 동안 후보 등록 기간이었는데, 전 목사 혼자만 후보 등록 신청을 해서 단일 후보가 된 것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표회장 후보의 자격을 규정한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관리규정
규정에는 "도덕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된 자"

단독 후보로 출마하게 된 전광훈 목사는 자격 요건을 갖췄을까요? 한기총 선거관리규정을 살펴봤습니다.

대표회장 후보자의 자격으로 가장 먼저 나와 있는 것은 '성직자로서의 영성과 도덕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된 자.'입니다.

현재 전 목사가 고발당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범죄 혐의는 10개가 넘습니다. 전 목사는 신학대학원 성적증명서 등 학력 관련 서류를 위조했다는 의혹부터 구속영장 신청의 계기가 된 지난해 개천절 집회에서의 폭력 시위 주도 혐의까지 받고 있습니다. 애초 '영성'과 '도덕성'이란 조건 자체가 모호하지만, 과연 이런 전 목사가 자격 요건을 충족했다고 봐야 할까요?

전 목사는 또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2016년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전 목사는 자신이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 직원을 시켜 4천여 명의 교인들에게 특정 후보 투표를 독려하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은 후보자 본인이나 예비 후보자 외에 자동으로 문자를 보내는 방식 등을 통한 선거 운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전 목사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이 최종 확정됐습니다. 역시 '도덕성 논란'이 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길자연 선관위장“전 목사는 자격 충분"…이미 '적합' 결론

하지만 이 같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선관위원장인 길자연 목사는 자격은 충분하다,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길 목사는 "전 목사가 대표회장 후보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KBS와의 통화에서 밝혔습니다.

당초 지난 13일부터 오늘까지 3일 동안 후보 자격 심사 기간이지만, 이미 첫날인 13일에 7명의 선관위원이 모여 제출된 서류 등을 바탕으로 후보자 자격 심사를 한 결과 전 목사에 대해 잠정적으로 '하자 없음' 결론을 내렸다는 겁니다. 선관위원들은 다음 주 중에 다시 모여 최종적으로 후보자의 적격성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지만, 이변이 없는 한 전 목사의 자격 심사는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길 목사는 대표회장 선거가 무기명 투표 방식이 아닌, '추대' 형식으로 대표회장을 선출할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한기총 대표회장은 한기총 소속의 각 교단과 단체에 소속된 총회 대의원들이 모여 무기명 투표를 거쳐 선출하게 되는데, 정관상 단독 후보의 경우 찬반 여부만 물은 뒤 재청하는 방식으로 회장으로 추대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전광훈 목사의 연임 여부가 최종 결정될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오는 30일 치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