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지부지·시간끌기 전략”…경찰, 이태원 참사 뒤 책임 회피 ‘골몰’_엑스칼리버 중세 쇼_krvip

“흐지부지·시간끌기 전략”…경찰, 이태원 참사 뒤 책임 회피 ‘골몰’_페드로 스쿠비가 돈을 버는 방법_krvip

[앵커]

이태원 참사 직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말을 해 논란이 됐죠.

그런데 이 때 경찰 내부에서는 자신들이 의견을 전달했기 때문에 이 장관의 이런 발언이 나온 거라면서 시간 끌기나 책임 회피에 더 집중하자는 식으로 논의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최혜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 발생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30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의 대응 미숙이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란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지난해 10월 30일 :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을 하고 있고요."]

논란이 불거지자 다음날 대통령실 관계자까지 나서 "현재 경찰에 부여된 권한이나 제도로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습니다.

당시 이를 두고 경찰 정보와 경비 라인이 SNS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경찰청 경비국 관계자가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에게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과 장관실에 의견을 전달한 결과"라며 "불똥은 면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박 전 부장이 "앞으로 보완하겠단 내용이 찜찜하네. 축제, 행사의 안전유지 책임을 경찰에 맡기는 입법이 이뤄질까봐” 라고 하자, 경비국 관계자는 "흐지부지 전략, 시간 끌기로" 라고 답합니다.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경찰 내부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이태원 참사를 기회 삼아 경찰청에 안전관리본부를 신설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참사와 관련한 보고서를 숨긴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보고서는 1건만 있다'며 나머지 정보보고서 3건을 은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경찰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용산경찰서에서 작성된 정보보고서 1건만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현재 박 전 부장은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오늘(23일)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박민주 서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