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문희상-조양호 커넥션’을 겨누다_저명 포커 성능 설정_krvip

검찰이 22일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의 처남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최성환 부장검사)는 22일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소공동 한진 본사, 공항동 대한항공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부분은 문 의원이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에게 처남의 취업 청탁을 했다는 것.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4년 문 의원은 자신의 고교(경복고) 4년 후배인 조양호 회장에게 처남 김 모 씨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문 의원의 부탁으로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롱비치항에 위치한 한진해운 거래 물류센터인 브리지웨어하우스에 컨설턴트로 취업했다. 하지만 실제 근무하지 않고 74만 7000달러(약 8억 원)을 급여 명목으로 받았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이는 지난해 문 의원의 부부와 처남 김씨가 건물 담보 대출을 둘러싸고 소송을 하면서 드러났다.

문 의원 부인이 처남 김씨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건물을 담보로 제3자에게서 돈을 빌렸는데, 이 돈을 갚지 못해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처남은 금전적 손해를 봤고 이 때문에 문 의원 부부와 김씨는 민사소송을 하고 있다.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35부(부장 이성구)는 판결문에서 “문 위원장이 대한항공 회장(조양호)을 통해 미국에 거주하던 김씨의 취업을 부탁해 김씨가 취업했고, 2012년까지 74만7000달러(약 8억원)를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김씨가) 다른 곳에 거주하는 등 이 회사에서 현실적으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실을 접한 보수단체 한겨레청년단은 지난해 12월 “문희상 의원이 2004년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처남 김 모 씨의 취업을 부탁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문 의원을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문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대되면서 올 초 엄마부대봉사단 등 시민단체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문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엄마부대봉사단 주옥순 대표는 “8년간 일하지 않고 받은 8억원은 문 위원장이 처남에게 갚아야 할 빚의 이자 성격”이라면서 "문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검찰 수사 본격화될 듯

22일 검찰이 대한항공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한 것은 이런 시민단체들의 고발 내용에 상당 부분 무게를 두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2004년 처남 취업을 부탁할 당시는 참여정부 시절로 문 의원은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을 마친 후라고 한다.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이란 경력과 고교 선후배라는 개인적 친분 때문에 조 회장이 문 의원의 청탁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시민단체들의 시각이다.

검찰은 2004년 문 의원의 청탁 시점과 2012년 처남의 마지막 월급 수령 시점을 고려해 공소시효가 7년인 뇌물제공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에 대해서는 부적정한 자격이 있는 이에게 급여를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증재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은 올 초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 등을 통해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문 의원측은 “당시 처남이 미국에서 직업이 없이 놀고 있어 취업을 부탁한 것”이라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현역의원으로서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또 문 의원측은 “처남이 실제로 컨설턴트로 일했기 때문에 정당한 노동의 댓가로 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문 의원의 처남이 한진그룹과 거래하는 브릿지웨어하우스로부터 급여를 받는 기간 중 일부 기간에 국내 고교야구팀 감독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진그룹 측도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문 의원의 처남이 취업했던 미국 회사는 한진그룹에서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은 별개 법인으로 관련이 전혀 없다"고 청탁 의혹에 대한 관련성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