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 게양일에 버림받는 태극기들 _돈 없이 포커를 시작하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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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극기가 공공기관으로부터도 국기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경일이 많은 이 달에는 태극기를 걸어두고 장기간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서 국기가 누더기가 되고 있습니다. 박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로를 따라 게양된 태극기들이 엉망으로 휘감겨 있습니다. 힘없이 늘어져 있어 보기조차 민망할 정도입니다. 한 노인이 어떻게든 바로 잡으려 애써보지만 이내 참담한 표정으로 포기하고 맙니다. ⊙임점동(85살): 국가의 얼굴인데 이것을 제대로 소중하게 잘 걸어놓아야 하는데 잘못 걸어놓았으니 이게 좋지 않은 거죠. ⊙기자: 바람 앞에 떨어지기 직전인 국기들이 가는 곳마다 계속 나타납니다. 흘러내린 태극기는 그대로 둔 채 그 위에 또 하나를 달아둔 곳도 있습니다. ⊙김태영(경기도 광명시): 더군다나 관에서 게양하는 국기니까 국민들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 특별히 주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게양할 때. ⊙기자: 지방도로변의 태극기는 더 엉망입니다. 마치 새끼라도 꼰 듯 베베 꼬였습니다. 몇 바퀴를 돌려 푼 뒤 매듭을 바로 잡아주자 그제서야 겨우 태극기 본래의 모습을 되찾습니다. 낮게 달린 태극기는 그대로 버스가 치고 지나갑니다. 짓이긴 듯 구겨진 깃발, 그야말로 누더기보다 못한 대접입니다. 파출소 건너편에 내걸린 태극기도 며칠째 망가진 모습 그대로입니다. ⊙파출소 직원: 저렇게 달려 있다는 건 저희들이 보죠. 한글날 태극기와 시청기 달았구나 하는 거죠. ⊙기자: 허겁지겁 태극기를 수거해 가는 동사무소 직원의 말을 통해서 왜 이 지경이 됐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동사무소 직원: (3일) 개천절 있고, 5일은 시민의 날이고, 9일은 한글날이잖아요. 그래서 오늘까지 단 거예요. ⊙기자: 경축일이 연속해 있다 보니 아예 줄곧 내걸어둔 것입니다. ⊙시청 담당자: 9월 28일부터 그 동안에 바람도 불고 비도 좀 오다보니까. ⊙기자: 이러다 보니 어린이들 눈에 비친 태극기의 모습은 더 이상 자랑스러운 국기가 아닙니다. 두 개의 봉에 묶여 있는 국기를 보며 어린이들도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박명진(광명 서면초등학교 4학년): 쓰레기 같아요, 주변에 있는 쓰레기 같아요. ⊙기자: 그리고 또 어때요, 보니까 마음이? ⊙박명진(광명 서면초등학교 4학년): 가슴이 아파요. ⊙기자: 열흘이 넘도록 광명시 전역에 내걸렸던 태극기는 모두 800여 장, 결국 오늘 모두 수거됐지만 심하게 훼손된 태극기들은 이제 폐기될 수밖에 없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KBS뉴스 박주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