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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이 난지 두 달이 돼가고 있습니다만 한동안 뜨거웠던 미국의 총기 규제 논란은 다시 수그러드는 양상입니다. 미국의 총기사건은 멀리는 19세기 링컨 대통령의 암살에서 최근의 잇따른 난사사건까지 수도 없이 발생했고 그때마다 총기 규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미국인들의 손에는 총이 들려있습니다. 왜 그렇게 미국인들은 총기에 집착하는 것일까요? 김정훈 특파원이 미국의 총기문화를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아직도 미국역사의 미스테리인 두 대통령의 암살, 인권운동가 킹 목사의 암살사건때도 총기규제는 불꽃 튀는 미국사회의 논란거리였습니다. 최악의 참사 버지니아공대 사건때도 논란은 뜨거웠습니다. 그러나 이 논쟁에 종지부를 찍지 못하는 것이 미국의 현실입니다. 미국 총기의 역사를 한눈에 바라볼 수있는 총기 박람회입니다. 끔찍했던 총격사건이 언제 있었냐는 듯 전국에서 모여든 총기들이 눈부시게 진열돼있습니다. 서부개척시대 총잡이들의 장총에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소지했던 권총까지 역사도 종류도 다양합니다. <인터뷰> 스밀러(박람회 큐레이터) : "맨 위것이 레이건대통령,아래가 포드 이쪽은 존슨대통령 것 이었습니다. 그 아래는 닉슨대통령의 것으로 모든 미국 대통령이 총이 있었습니다." 상징적이지만 대통령도 개인총기를 갖고있는 미국에는 3억 인구에 2억 5천만정의 총기가 보급돼있습니다. 거의 국민 1인당 한정씩입니다. 2005년 기준으로 1년에 만 6천여 명이 총기자살사건이 일어났고 만 8백여 건의 총격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총기예찬론자들의 논리가 항상 앞서왔습니다. 총기는 미국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입니다. <인터뷰> 휴즈(총기 출품자) : "총기 전시는 역사와 함께 총기를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가르칩니다." 이들은 식민시대 이래 자위권에서 총기소유의 역사적 연원을 찾습니다. 미국인들은 그들의 헌법에 총기휴대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총기야말로 건국과정과 서부개척시대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와이어트 어프,닥 할러데이 같은 서부의 무법자들이 박람회장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 서부로 땅을 넓혀간 프론티어 정신에 대한 미국인들의 자부심을 읽을 수있습니다. 그만큼 총이 미국역사의 상징임을 강조하는 것을 이해할만합니다. 문제는 다른데 있습니다. <녹취> "복도에 총든 학생이 있어요,우리에게 총을 겨눠 쐈어요! 창문이 날라가요!" 지난 99년 13명을 숨지게 했던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격사건 때 미국의 총기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자식을 잃었던 학부모,시민단체가 총궐기에 나서 총기를 없애자고 외쳤습니다. <인터뷰> 숨진 학생 아버지 : "이 나라가 뭔가 잘못됐습니다. 어린이가 그렇게 총을 쉽게 구해 총을 쏘다니요." 총기를 금지하자는 시위가 미국전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여론도 총기 금지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총기옹호론자들이 즉각 반격에 나섰습니다. 1871년 창설된 전미총기협회가 나선 것입니다. 벤허의 주인공이자 서부영화 보안관 역할도 즐겨했던 할리우드 스타 찰톤 헤스톤이 당시 총기협회 회장입니다. <인터뷰> 찰톤 헤스톤(총기협회장) : "총 없는 인생은 죽은 인생입니다. 이 자유롭고 용감했던 우리 땅을 지키기 위해 그렇습니다. 나 역시 내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130년 역사의 총기협회는 총기제작, 유통회사들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아 영향력을 행사하는 보수진영의 해결사였습니다. 의회에 제출된 강력한 총기규제법은 모두 총기협회의 로비 때문에 좌절됐습니다. 총기협회와 쌍벽을 이루는 단체가 전국에 깔려있는 민병대 조직입니다. 그중 미시간 민병대는 실전연습을 해가며 스스로 실체를 드러내고 활동하는 극단적 총기옹호론자들의 모임입니다. <인터뷰> 미시간 민병대장 : "총기는 미국의 전통이고 총이 없으면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누가 애들을 지킵니까? 경찰? 정부? 아니죠.우리 자신이 가족을 지킵니다." 최근 멕시코와의 국경지대에서 밀입국자들을 스스로 체포하겠다는 민병대까지 우후죽순 생기고 있습니다. 밀입국자에 대한 무차별사격으로 인권문제가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총기회사가 돈을 대고 총기협회, 민병대원이 총기소지를 지지하는 보수진영을 강력히 후원하고 있습니다. 바로 무차별총격의 위험성을 방치하는 미국총기문화의 순환구조입니다. 총기박람회가 어린이들의 교육장이 될 만큼 총은 미국역사의 중심입니다. 총기옹호론자들의 실질적 힘은 아직도 성역같은 존재입니다. 다만 잇따른 총격사건이 워낙 큰 충격을 던져주면서 각 주마다 총기관련법안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건국과정과 서부개척의 상징인 총기를 전면금지시키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무차별살상의 폐해가 극심해지면서 총기소지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쪽으로 문제해결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알고어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총기규제를 역설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될 만큼 총기는 뜨거운 감자입니다. 낙태와 환경, 총기문제는 바로 미국정치를 움직이는 3대 중심축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수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누구도 총기규제를 명확히 공약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언론은 후보들에게 총기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그들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민의 개척 정신을 상징하던 총기가 아이러니 하게도 이제는 미국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는데요. 문명과 야만의 두 얼굴을 가진 미국의 한 단면을 읽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