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줄기세포 연구 허와 실 _도랄의 카지노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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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관련 연구성과가 허위로 판명나면서 그동안 브레이크 없이 달려온 국내 줄기세포 연구가 커다란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이런 사정은 비단 이번에 논문조작이 사실로 드러난 황 교수팀 등을 주축으로 한 배아줄기세포 분야 뿐만 아니라, 이미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한 성체줄기세포 분야도 마찬가지다.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두 분야 모두 아직 초기 단계의 연구 수준이거나, 국제학술지 등의 논문으로조차 검증받지 못한 채 단지 `국내 발표용'으로 부풀려진 연구 내용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환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황 교수 사태'를 거울삼아 그동안 국내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 각 분야에서 발표된 국내 연구성과 및 임상결과 등을 짚어보고 그 허와 실을 따져본다. ◇ 초기 배아줄기세포 연구성과는 논문 검증조차 없어 국내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지난 2000년 8월 황우석 교수팀이 36살의 한국인 남성에게서 채취한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실험을 통해 배반포 단계까지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같은 달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는 시험관아기 프로그램에서 이식하고 남은 잉여 배반포배아(수정 뒤 5∼6일 된 수정란)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고 발표한다. 이어 2003년 11월에는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 정형민 교수팀이 국내 처음으로 쥐의 배아줄기세포를 살아 있는 쥐의 뇌에 이식, 손상된 뇌신경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뇌신경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성과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지만 아직까지 후속 연구결과는 나오지 않고있다. 이후 박세필 박사팀은 2002년 3월 사람의 체세포에서 핵을 추출한 뒤 핵이 제거된 소의 난자에 이식하는 `이종간 핵치환' 방법을 통해 사람 유전형질을 99% 이상 가진 배반포기배아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또 같은 해 10월에는 생쥐의 난자를 배아로 전환시키는 `단성생식(單性生殖)'을 통해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한 뒤 이를 기능성 심장근육세포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박 박사팀은 이어 2003년 1월에는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생쥐의 배반포기배(수정 후 4일째)에 주입한 뒤 대리모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법으로 모두 11마리의 `키메라 쥐'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 연구성과는 2004년 2월 황 교수팀이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사람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연구성과를 사이언스지에 발표하기 이전의 것이다. 하지만 이 당시까지만 해도 황 교수나 정 교수, 박 교수 등 국내 배아줄기세포 전문가들이 저명 학술지에 배아줄기세포와 관련해 제출된 논문은 한 건도 없었다. 대부분이 기자회견이나 보도자료 등을 통해 연구성과를 발표했으며, 과학계 내부의 검증 또한 거치지 않은 게 대부분이었다.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과학계에서조차 이 같은 연구성과를 검증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참여한 한 연구원은 "솔직히 당시 상황은 연구성과를 뻥튀기해 발표한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던 시절"이라며 "그때 당시의 연구성과에 대한 기록이나 제대로 남아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2004년 2월 황 교수팀이 체세포 복제 배아를 이용,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내용을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것은 국내의 연구성과를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학술지로부터 검증받았다는 의미를 받기에 충분했다. 또한 황 교수팀은 1년 뒤인 2005년 5월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 11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검증이 없다'는 국내 과학계의 고질병을 없앴다는 칭찬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황 교수팀의 논문 조작 사건으로 과학학술지의 `검증'조차도 처음부터 조작하려는 의도가 담긴 논문에 대해서는 진위를 구별해 내지 못한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 ◇ 성체줄기세포 분야도 검증 없는 연구성과 발표 `난무' 배아줄기세포가 아직 임상에 적용되지 못한 반면 성체줄기세포는 이미 국내 여러 의료기관에서 임상시험이 실시되고 있다. 몸속에 들어있는 골수와 제대혈(탯줄혈액)에서 채취하는 성체줄기세포는 혈액을 구성하는 백혈구나 적혈구 세포처럼 정해진 방향으로만 분화하는 특성이 있다. 또한 몸 속에 있는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윤리 문제도 덜하다. 최근에는 뇌에서 채취한 신경 줄기세포를 근육세포, 간(肝)세포, 심장세포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일부 확인되기도 했다. 일단 현재까지의 상황으로만 보면 성체줄기세포로 척수마비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연구가 서울아산병원과 강남성모병원 등의 일부 병원에서 임상단계에 진입했고, 세브란스병원도 성체줄기세포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는 등 배아줄기세포에 비해 훨씬 앞서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성체줄기세포는 면역거부반응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데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큰 문제가 없어 앞으로 임상적용이 더 확산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성체줄기세포 연구도 검증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발표되는 사례가 많아 진위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모 연구팀의 경우 지난해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간경화를 치료했다는 연구성과를 발표했지만 환자가 2명에 불과한 데다 전문가들로부터 공개적으로 검증받는 작업을 거치지 않아 다른 의료진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물론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도 없었다. 결국 이 연구팀은 고가의 줄기세포 치료에도 불구하고 간경화증이 악화된 환자 1명이 소송을 냄으로써 이 환자에게 줄기세포 구입비와 입원비 등 모두 1억7천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재판부의 판결을 받았다. 또 올해 3월에는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시각장애인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한 줄기세포 업체의 발표가 허위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 줄기세포 업체는 자신들이 지분을 가진 관계에서 줄기세포를 활용한 시각장애인 치료법을 C대학과 공동으로 개발, 임상시험을 신청했다고 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근거 없는 허위발표라면서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당시 식약청은 이 업체의 발표가 시각장애인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 추진이 임상시험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었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에서는 정부승인을 받지 않고 난치병 환자에게 줄기세포 시술을 한 병의원들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몇몇 줄기세포 기업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줄기세포의 효능과 부작용 등에 대한 전임상이나 임상시험 없이 대머리·간경화증·버거병·뇌경색·무혈성대퇴골괴사증 따위의 난치병 환자에게 치료를 해준다며 줄기세포를 주입하고 3천여만원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 결국 피해는 `난치병환자'..검증 시스템 도입해야 과장되거나 왜곡된 연구성과에 따른 최대 피해자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연구를 지켜본 난치병 환자다.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줄기세포 치료법이 실제 환자 치료에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의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아들이고, 의과학자들이 부문별한 연구성과 발표를 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헤럴드 바머스 박사는 "제대혈을 포함한 줄기세포의 난치성 질환 치료가 현실화되려면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성체줄기세포 국가연구과제를 맡고 있는 연세대의대 박국인 교수는 "외국에서는 줄기세포 치료에 실패했다는 보고가 종종 나오고 있는 데도 국내에서는 마치 줄기세포로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부풀려지고 있다"면서 "황 교수의 연구성과도 그런 관점에서 보면 문제가 많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초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너무 임상에만 집착하다 보면 성과가 자칫 부풀려질 수 있다"면서 "기초연구를 충실히 한 다음 단계를 밟아 임상연구에 들어가야 하고 이 과정에서 과학적 검증시스템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의대 오일환 교수도 "앞으로 환자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본 뒤 논문을 통해 다른 과학자들로부터 검증받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양대 자연과학대 김철근 교수는 "이제 줄기세포 연구는 시간을 갖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라며 "`빨리빨리'라는 한국적 조급성 때문에 발생하는 무분별한 연구성과 발표는 제대로 된 한국의 연구성과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생명공학연구원 한용만 박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줄기세포 연구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논란이 그동안의 줄기세포 연구를 위축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줄기세포를 포함한 세포치료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1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다양한 국가연구사업을 통해 배아와 성체 줄기세포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만약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일단 발표하고 보자'는 식의 성과발표가 있었다면 겸허히 반성하고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양한 연구성과의 발표도 좋지만 이제는 연구의 질을 높이고 국민의 신뢰를 구해야 할 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