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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여객선의 운항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선박의 안전점검 체계에도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세월호의 각종 설비나 장비가 최근 실시된 선박 안전점검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정받았지만 실제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한국선급 등에 따르면 세월호는 지난 2월 한국선급으로부터 제1종 중간검사를 받았다. 선박안전법에 따르면 여객선과 원자력선, 잠수선, 고속선 등은 1년에 한 번씩 1종 중간검사를 받아야 한다. 5년마다 한 번씩 이뤄지는 정기검사를 포함한 검사는 한국선급이나 선박안전기술공단이 대행하고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이지만 이들 기관이 대신하고 있다는 얘기다. 세월호는 당시 조타기나 구명뗏목을 비롯한 구명장비, 스태빌라이저(배의 좌우 균형을 맞춰주는 장비) 등의 이상 유무에 대해 검사를 받았다. 이때 구명뗏목의 경우 46개 중 44개가 안전하다고 판정을 받았고, 조타기나 스태빌라이저는 정상 작동한다고 판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침몰 때 정상적으로 펼쳐진 구명뗏목은 하나뿐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구명뗏목 같은 장비는 서류검사를 실시한다"며 "서류검사란 정부가 지정한 우수정비업체에서 필요한 부분을 보충해 장비를 작동 가능한 상태로 만들면 그 업체가 작성한 증서의 유효성만 살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타기 역시 세월호의 급격한 방향 전환(변침) 때 키를 맡았던 조타수가 수사에서 "(각도를) 5도만 돌리려 했는데 100도가 돌았다"며 이상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 상황이다. 또 청해진해운이 1월 작성한 '세월호 수리 신청서'에도 "조타기 운항 중 '전원 없음(No Voltage)' 알람이 계속 들어와 본선에서 차상전원 복구 및 전원 리셋시키며 사용 중이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치 못했다"고 돼 있어 조타기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 부분이 제대로 수리가 됐는지는 불분명하지만 2월 있었던 중간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정됐다. 스태빌라이저도 고장을 알리는 경고 신호가 계속 들어오자 이를 수리하는 대신 경고 장치를 꺼버린 채 운항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도 2월 중간검사에서는 이런 선박 설비의 이상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다. 해경이 실시한 안전점검도 부실 지적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월 25일 짙은 안개가 끼는 때를 맞아 인천해양경찰서와 인천지방항만청, 한국해운조합 운항관리실, 한국선급, 선박안전기술공단 등 5개 기관이 합동으로 특별점검을 벌였는데 이때도 선내 비상훈련 실시 여부, 팽창식 구명뗏목 정비 기록, 조타기 정상작동 여부 등에서 모두 양호 판정이 떨어졌다. 작년 7월 12일 목포해양경찰서가 해수부와 함께 실시한 안전점검 때는 여객선 12척을 2시간 40분(160분)에 걸쳐 검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척당 13분 만에 검사를 마친 꼴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아직은 정확히 선박의 어떤 기능에 이상이 있었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사고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제도를 손질하겠다"고 말했다.